‘아직 한 경기 남았지만’ 오승환, 통산 550세이브 무산…‘1군 등록’ 불가 [SS시선집중] > 스포츠 소식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이 은퇴경기를 마쳤다. 은퇴식도 성대하게 치렀다.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삼성은 아직 한 경기 남았다. 그러나 이 경기에 오승환은 등판할 수 없다. 규정이 그렇다.

9월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오승환 은퇴경기다. 이날 오승환은 은퇴선수 특별엔트리로 1군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이 “등판한다면 9회”라고 했다. 실제로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KIA로 ‘맞춤 대타’ 최형우를 냈다. 결과는 삼진. 0.1이닝 무실점이다.

삼성은 3일 광주 KIA전이 남았다. 박 감독은 “그날도 (등판을)배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현재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 상태. 하나만 더 올리면 550세이브로 은퇴할 수 있다. 하나 차이지만, 느낌이 아주 다르다. 순위도 4위로 확정했기에 부담도 덜하다. 여건은 다 갖췄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안 된다. 오승환은 3일 KIA전 엔트리에 들 수 없다. 규정 때문이다. 리그 규정 제14조 ‘현역선수 등 등록’에 특별엔트리 관련 규정이 있다.

은퇴선수 특별엔트리는 은퇴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를 위한 것이다. 메이저리그(ML) 1일 계약과 결이 같다. 전체 엔트리에서 1명 더 넣을 수 있다. 다음날 자동 말소된다.

그리고 은퇴선수 특별엔트리로 등록된 선수는 말소 이후 다시 1군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은퇴경기 후 해당 선수 등록은 시즌 종료시까지 불가’라고 명시되어 있다.

은퇴경기는 단발성 이벤트에 가깝다. 그래서 임시로 등록할 수 있게 했다. 이후 경기가 또 있으니 문제. 기록까지 눈에 아른거린다. 앞서 은퇴경기를 치른 선수들과 상황이 다르다.

삼성이 오승환을 정상적인 1군 엔트리에 넣었다면 다 해결될 뻔했다. 쉬운 결정이 아니다. 적어도 9월30일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는 순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승환은 7월8일 NC전 이후 등판이 없다. 몸 상태는 충분했지만, 경기 감각은 또 다른 얘기다. 시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한 상태이기도 했다. 갑자기 ‘전력’으로 간주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이기고, KT가 패하면서 4위가 확정됐다. SSG도 승리하면서 3위 확정.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상황이 변했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쉽게 됐다. 오승환은 550세이브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1개 남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래도 549세이브로도 충분히 ‘미친 기록’이다. 충분하다. 이미 오승환은 위대한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