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생각 없는 ‘불혹 사자’ 강민호의 질주…“두산 정수빈보다 1000득점 먼저 도달”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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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9일’ 강민호, 역대 최고령 1000득점 달성
종전 최고령 기록은 이종범(38세 9개월 21일)
지난 19일 1300타점 고지 밟아…350홈런까지 ‘-2’
“두산 정수빈보다 1000득점 먼저 도달”

[스포츠서울 | 잠실=이소영 기자] 최근 경기에 나섰다 하면 기록을 세우는 ‘불혹 사자’가 있다.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40)가 KBO리그 역대 최고령 1000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26번째이자 현역 선수 중 12번째 주인공이 됐다.

삼성은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14-1 대승을 거뒀다. 원정 위닝시리즈를 일찌감치 예약한 데다, 순위도 6위(60승2무59패, 승률 0.504)로 한 계단 상승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8승1무1패를 기록하며 선두 LG(7승1무2패)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이날 강민호는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1타점 1득점 활약을 펼쳤다. 팀이 5연승을 신고한 가운데, 1000득점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었던 만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강민호는 27일 기준 40세 9일 나이로 역대 최고령 1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이종범(38세 9개월 21일)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더 빨리했어야 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며 “999득점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 1득점이 언제 나오나 했다. 체감상 20경기 정도 걸린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실제 999득점을 달성한 지난 8일 KT전 이후 19일 만이다.
이어 “기록을 알고 난 뒤에는 빨리 득점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런데 자꾸 2루나 3루에서 끝나는 바람에 내심 아쉬웠다. 오늘 1000득점 달성에 성공해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경기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지는 않았을까. 강민호 “사실 첫 득점보다는 첫 타점이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홈을 많이 들어오는 선수가 아니라 주자를 들여보내야 하는 입장”이라며 “별 생각 안 하고 있다가 막상 1000점대까지 오게 되니 좋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강민호는 여전한 야구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하루하루 선수들과 함께 경기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동기부여”라며 “후배들과 더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19일 NC전에서는 리그 역대 1300타점을 돌파했다. 게다가 350홈런까지 단 두 개의 홈런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뜻 같다”고 운을 뗀 강민호는 “요즘 자꾸 기록이 나오지 않나. 이것도 야구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350홈런을 앞두고 있는데, 그것도 언젠가 달성하고 싶다”며 “그런데 의식할수록 퍼포먼스가 잘 안 나오는 만큼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 정수빈과 1000득점 대결에서도 강민호가 웃었다. 그는 “안 그래도 1차전 시작하기 전 수빈이랑 우리 둘 중 누가 먼저 1000득점에 도달하는지 보자고 했다”면서 “아무래도 수빈이가 1번 타자기 때문에 본인이 먼저 하지 않을까요 했는데, 내가 먼저 달성했다”고 허심탄회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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