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K리그 유턴’ 이명재, 친정팀 울산서 눈물의 ‘대전 데뷔골’…실전 감각 우려? ‘클래스’로 뒤집다 [플레이어 오브 더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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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축구팀] “눈물이 나더라.”
얄궂은 운명이다. 그리운 친정팀 안방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데뷔골. 그래서 그의 부활이 더 눈에 들었다. 국내 최정상 풀백 이명재(32·대전하나시티즌)다.
스포츠서울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3라운드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Player Of The Round)’에 이명재를 선정했다.
지난해까지 울산HD가 K리그1 3연패를 차지하는 데 핵심 구실을 한 이명재는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났다. 연장 계약과 관련해 협상이 어긋났다. 여러 행선지를 두고 결심한 건 잉글랜드 리그1(3부) 버밍엄시티다. 국가대표 풀백이 유럽 하부리그, 그것도 3부로 향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선도 따랐다. 그러나 서른 중반을 향하는 그로서는 연봉 등 조건을 낮춰서라도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에 ‘도전자’로 서보고 싶었다. 게다가 버밍엄은 ‘탈3부 수준’의 구단. 실제 새 시즌 2부로 승격했다.
다만 유럽 리그가 한창인 지난 겨울에 이적해 잔여 시즌까지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달 K리그로 복귀했는데 울산이 아닌 대전이었다. 실전 공백 우려가 따랐지만 황선홍 감독은 “이명재는 에너지가 아닌 지능으로 축구하는 선수다. 영리하다”며 경기 출전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하리라고 봤다.
믿음은 적중했다. 이명재는 2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전반 44분 공격 가담을 통해 왼발 동점골을 넣으며 2-1 역전승의 디딤돌이 됐다. ‘대전 데뷔골’. 득점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와 예리한 크로스, 연계 플레이로 경기력에 관한 우려를 씻어냈다.

심정은 복잡해 보였다. 득점 직후 친정팀을 예우하며 뒤풀이를 자제한 이명재는 “이적해서 골 넣은 건 좋은데 뭉클한 마음도 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데뷔 후 K리그에서는) 울산에서만 뛰었다. 여기 계신 팬 덕분에 지금까지 잘했다. 골 넣기 전에도 응원해 주는 걸 들었는데, 득점하고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이제 대전의 선수로 모든 걸 쏟겠다고 다짐했다. 실전 감각에 관한 물음표를 지운 것엔 “신경 쓰지 않았다. 잘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 지금보다 더 준비해서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가는 목표”라며 A대표팀에도 복귀할 의지를 밝혔다.
짧은 해외 리그 경험도 소중하게 여겼다. “후회 없이 즐겁게 잘하고 왔다”고 말한 이명재는 “더 할 기회는 있었는데 계약 기간 등 얘기가 잘 안됐다. 빨리 좋은 팀을 찾아 경기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울산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얘기가 잘 안된 게 있다. 그런 상황에서 황선홍 감독과 명재용 코치께서 나를 원한다고 들었다. 나 역시 새로운 팀에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울산에서 함께 뛴 임종은, 주민규와 대전에서 재회한 것을 반갑게 여겼다.
전성기 나이의 끝자락. 이명재는 오로지 앞만 보고 뛴다. 대전의 비상과 A대표팀 복귀를 통한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위해 진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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