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홀드왕’ 도전하는 두 베테랑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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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나이를 잊은 활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무엇보다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불펜에서 펼치는 활약이라는 점이 놀랍다. ‘불혹’을 넘긴 나이로 KBO리그 홀드왕에 도전한다. 한 명이 아니라, 무려 두 명이다. SSG 노경은(41)과 LG 김진성(40) 얘기다.
올시즌 유독 베테랑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KIA 최형우, 롯데 전준우, 삼성 강민호 등이 여전한 존재감을 자랑하며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노경은과 김진성도 빼놓을 수 없다. SSG와 LG는 강한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 두 노장 역시 그 강함에 한몫하고 있다.

노경은과 김진성 모두 현재 KBO리그 홀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모두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20일 기준 김진성은 22개로 1위 KIA 조상우(24개)에 이은 2위다. 노경은은 17개 홀드를 수확했다.
오랫동안 리그를 지키는 만큼, 누적 기록도 무섭게 쌓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달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41세 3개월 15일의 나이로 ‘최고령 100홀드’를 적었다. 또한 현재 세 시즌 연속 30홀드에 도전 중이다.
김진성은 종전 최고령 100홀드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기록은 노경은에게 내줬지만, 역대 16번째 7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이에 더해 역대 5번째 140홀드도 달성했다. 또한 이미 전반기에 50경기에 등판해 4년 연속 50경기 출장에도 성공했다.

노경은과 김진성 모두 말 그대로 ‘철인’ 같은 행보를 보인다. 공통점이 많다. 그래서일까. 서로에게 자주 연락하며 안부를 묻는다. 자연스럽게 몸 관리 얘기를 주고받는다.
김진성은 “(노)경은이 형과 몸 관리 얘기를 많이 한다. 불펜 투수는 공을 많이 던지는 직업이다. 되도록 공을 적게 던지려고 하면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다. 어떻게 하면 공을 조금 던지고 빨리 몸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자주 나눈다”고 말했다.

서로의 홀드왕 등극도 응원(?)해 준다. 노경은은 김진성에게 “꼭 홀드왕 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반면 김진성은 “세부 지표 같은 걸 봐도 경은이 형이 워낙 잘하고 있다. 홀드 개수도 많이 따라왔더라. 경은이 형과 (조)상우가 경쟁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제는 비슷한 나이대 선수가 리그에 얼마 남아있지 않다. 친한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불혹을 넘긴 나이에 경쟁력을 자랑한다. 노장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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