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비가 그치자 곳곳에서 “파이팅!” KLPGA 챔피언십, 웨더아이 덕분 낙뢰·강우 다 잡아내[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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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양주=장강훈 기자] “김재희!” “파이팅!” “성유진, 성유진!” “파이팅!”
오후 2시, 잔뜩 흐린 하늘이 밝아지더니 비가 그친다. 갤러리들도 하나둘 들고 있던 우산을 접는다. 시선은 티잉 그라운드에 고정돼 있다. 선수 소개가 끝남과 동시에 누군가가 선수 이름을 선창하면 “파이팅”이라는 구호가 따라붙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형성된 하나의 팬덤 문화다.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605야드)에서는 1일부터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이 개막했다. KLPGA투어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이른바 선수권대회다. 1978년 KLPGA투어 출범과 함께 시작한 전통의 대회로 선수권자로 등극하면 3년간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한다.

시작부터 변수가 생겼다. 한반도 서쪽에서 출발한 비구름이 천둥과 낙뢰를 동반해 동쪽으로 이동했다. 경기 운영위원회는 오전 9시13분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대회장에 상주하며 기상 상황을 체크하는 웨더아이측은 “11시 이후에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폭우나 강풍은 경기 중단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린에 물이 고여 정상적인 퍼팅이 불가능하거나, 바람 때문에 그린 위에 볼이 서있지 못하면 경기할 수 없다. 그러나 낙뢰는 예보만으로도 중단해야 한다. 선수들이 휘두르는 클럽이 피뢰침이 될 수 있어서다. 안전과 직결된 문제여서 낙뢰가 예상되면 칼같이 중단한다.

대회 시간(일출부터 일몰까지)과 기간이 제한적이므로 정확한 기상 예측은 필수다. KLPGA가 웨더아이와 계약을 체결해 날씨 예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정확성’ 때문이다. 실제로 오전 9시13분 중단된 경기는 1시간17분 뒤인 오전 11시30분 재개했다.
KLPGA 관계자는 “웨더아이 관계자가 대회장에 상주하면서 실시간으로 기상을 관측한다. 일반적으로는 한시간 단위로 예측하는데, 강우량이 많거나 기상이 악화하면 분단위로 들여다본다”고 귀띔했다.

웨더아이 측 협조를 얻어 어떤 방식으로 낙뢰 유무를 관측하는지 들어봤다. 현재 대회장 날씨를 바탕으로 기압계를 통해 변화를 예측한다. 상층의 기상상태를 파악하는 단열선도와 구름 상태를 파악하는 위성영상, 구름의 움직임과 강수강도를 유추할 수 있는 레이더영상을 들여다본다.
여기에 낙뢰 발생과 이동 방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낙뢰영상과 낙뢰 추적시스템을 더하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예정된 일정보다 길게는 두시간가량 늦어졌지만, 안전하게 대회를 치르는 게 더 중요하다. 날씨가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웨더아이의 기상 예측 시스템은 KLPGA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어쨌든 웨더아이의 시스템 덕분에 47번째를 맞은 KLPGA 챔피언십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비 그친 레이크우드CC에는 선수 이름과 파이팅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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