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쉬워?” vs “우습게 보는 건 아닌데” SK-LG, 챔프전 ‘포문’ 화끈하게 열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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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삼성동=박연준 기자] “르그(느그)들이 착각하고 있다.”
시작부터 뜨겁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서울 SK 전희철(52) 감독과 창원 LG 조상현(49) 감독이 맞붙었다. 도발과 응수가 있었다. 서로를 향한 견제구가 날카롭게 오갔다. 2024~2025 KBL 챔프전, 그 시작부터 ‘끝장 승부’의 기운이 감돈다.
1일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4강 플레이오프 직후 LG 조상현 감독의 “SK가 쉬워 보였다”는 식의 발언이 발단이었다. 앞서 유기상도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남긴 바 있다.

SK 전희철 감독은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속칭으로 우리를 ‘스크’라 하고, LG를 ‘르그’라고 부르더라. LG에게 한마디 하겠다. 르그(느그)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강하게 맞받았다. 농담을 섞었지만, 분위기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조 감독도 가만있지 않았다. “쉽다고 한 적은 없다. 우리가 아셈 마레이 없이 SK를 상대한 적이 있었기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한 것”이라며 “우리는 패기가 넘친다. 우습게 본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챔프전이 몇 차전에서 끝날지 물었다. 이번 챔프전은 2-2-1-1-1 시스템이다. 잠실에서 두 경기 치르고, 창원에서 다시 두 경기다. 그리고 잠실-창원-잠실이다. 5차전이면 SK 홈에서, 6차전이면 LG 홈에서 마무리된다.
전희철 감독은 “5차전 홈에서 우승을 결정짓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조 감독은 “1위 팀 상대로 4차전을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6차전이라 하겠다”고 했다.
두 감독의 신경전은 내내 이어졌다. 말끝마다 견제가 묻어났다. “우리가 쉽다니 말이 돼?”라고 하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뭐…”라고 받는 느낌. 이쯤 되면 ‘도발 잔치’다. 이미 뜨겁다.

전력 분석에서도 서로를 향한 경계심은 확실했다. 전희철 감독은 “LG는 모든 포지션에서 구멍이 없다. 사실 부담이 크다. 기세를 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상현 감독도 “SK는 뒷심이 강하다. 속공은 리그 최강이다. 실책을 줄이고 상대 흐름을 잘 끊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력’으로 갚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내가 화가 많은 사람 같다. 즐기는 분위기도 좋지만, 결국은 이겨야 한다. 잘해서 이기겠다”고 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 없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와 2위의 대결. 4강 플레이오프도 잘 넘겼다. 분위기는 비슷하다. 그러나 챔프전 경험은 SK가 더 많다. SK는 2021~2022시즌 이후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LG는 아직 챔프전 우승 경험이 없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아직 ‘정상’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희철 감독은 “조 감독이 늘 먼저 재킷을 벗는다. 이번에는 내가 1차전부터 벗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주장 김선형은 “감독님의 투지는 항상 동기부여가 된다. 챔프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한편 챔프전 1차전은 오는 5일 오후 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전희철과 조상현, 두 감독의 수 싸움과 선수들의 치열한 맞대결이 한 시즌의 마지막 승부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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