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상·진현 1골1도움’ 울산, 플루미넨세에 2-4 역전패 ‘16강 진출 좌절’…승부처 ‘부상+집중력 저하’ 뼈아팠다 [SS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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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스트러더퍼드=김용일 기자] ‘K리그 챔프’ 울산HD가 ‘남미 챔프’ 플루미넨시(브라질)를 대차게 몰아붙였지만 막판 수비 집중력 결여로 아쉽게 패했다.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에 있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플루미넨시와 경기에서 2-4 역전패했다.
나흘 전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차전에서 0-1로 패한 울산은 2연패를 안으며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16강행은 물거품이 됐다. 반면 플루미넨시는 도르트문트와 첫판 무승부(0-0 무)를 딛고 울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1승1무(승점 4)가 됐다. 앞선 경기에서 마멜로디를 4-3으로 이긴 도르트문트(1승1무·승점 4)와 승점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1위에 자리했다. 마멜로디가 1승1패(승점 3)로 3위다.
울산은 오는 26일 오전 4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TQL스타디움에서 도르트문트와 최종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승부를 걸었다. 상대의 강한 압박과 개인 전술이 좋은 공격수를 고려해 스리백을 유지했다. 구성원은 바뀌었다. 마멜로디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은 서명관 대신 이재익이 김영권, 트로야크와 스리백을 이뤘다. 좌우 풀백은 루빅손과 강상우다. 중원은 이진현, 보야니치, 고승범이 지켰다. 최전방은 에릭과 더불어 마멜로디전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뛴 엄원상이 가세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변함 없이 지켰다. 수세시엔 에릭을 제외하고 5-4-1 형태로 방어망을 구축했다.
헤나투 가우슈 감독이 지휘하는 플루미넨시는 예상대로 빅리그와 브라질 대표팀에서 장기간 활약한 수비수 티아고 실바와 더불어 베테랑 미드필더 간수가 중원에 각각 선발 출격했다. 최전방엔 아리아스와 또다른 베테랑 헤르만 카노가 나섰다.

예상대로 초반부터 플루미넨시가 볼을 쥐고 울산을 압박했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케빈 세르나가 코너킥 기회에서 위협적인 슛을 시도했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간수, 카노가 위협적인 왼발 슛을 때렸는데 수문장 조현우가 슈퍼세이브로 돌려세웠다.
울산은 끈끈한 수비를 펼치며 플루미넨시의 공세를 제어하고자 했다. 하지만 플루미넨시는 지난 마멜로디전에서 노출된 트로야크, 김영권 사이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세르나가 중심이 돼 빠른 침투로 기회를 엿봤다.

울산은 0의 균형을 지속했는데, 뜻밖에 실책성 플레이로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5분 보야니치가 후방에서 어설프가 뒤꿈치 패스를 시도하다가 상대에 공을 내줬다. 마르티넬리가 공을 따낸 뒤 파고들었는데 트로야크가 반칙을 저질렀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건 아리아스. 그는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울산 골문 구석을 갈랐다.

하지만 울산은 주눅 들지 않았다. 10분 뒤 동점골로 응수했다. 보야니치가 역습 기회에서 상대 오른쪽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엄원상에게 침투 패스했다. 그가 특유의 속도를 활용해 후안 프레이테스의 견제를 뚫고 낮게 크로스했다. 이때 몸을 던진 파비우 골키퍼가 공을 빠뜨렸다. 골문 왼쪽으로 공이 흘렀는데 어려운 각에도 이진현이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김 감독이 노린 역습이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울산은 이후 이진현이 또 한 차례 오른발 슛을 시도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플루미넨시도 다시 반격했으나 울산은 수비 집중력을 높이면서 역습의 정확도를 높였다. 결국 전반 추가 시간 다시 플루미넨시 골문을 저격했다. 이진현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한 공을 엄원상이 낙하 지점을 보고 머리를 낮춰 헤더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후반 들어 플루미넨시는 공격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울산도 자신감을 품고 대응했다. 후반 11분 다시 기회를 잡았다. 보야니치가 3선에서 상대를 제친 뒤 후방 침투한 엄원상에게 연결했다. 그가 질주해 골키퍼와 맞섰으나 왼발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플루미넨시는 후반 13분 왼쪽 풀백 가브리엘 푸엔테스의 크로스를 카노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더 슛했다. 골문 위로 떴다.
플루미넨시는 곧바로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세르나와 마르티넬리 대신 케노, 노나토를 각각 교체 투입했다. 울산은 후반 18분 강상우 대신 최석현을 투입했다.

용병술로 웃은 건 플루미넨시다. 후반 20분 기어코 울산 골문을 저격했다. 케노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했다. 울산 수비가 걷어냈지만 가운데 노나토 발 앞에 공이 떨어졌다. 그가 침착하게 차 넣었다.
울산은 실점 직후 카노에게 또 한 번 노마크 헤더 슛을 허용했는데 다행히 골문을 빗나갔다.
양 팀 승부는 더욱더 뜨거워졌다. 울산은 후반 25분 엄원상이 또 후방 긴 패스를 받아 질주했다. 상대 골키퍼 파비우와 충돌해 넘어졌는데,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엄원상은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더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김 감독은 후반 30분 라카바를 대신 교체로 내보냈다.
이후 많이 뛴 고승범마저 근육 경련으로 쓰러졌다가 일어났다. 김 감독은 세 명을 동시에 바꿨다.
그러나 교체가 늦어졌다. 후반 37분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며 세 번째 실점이자 결승골을 내줬다.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흐른 공을 카노가 골문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연결한 공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프레이테스가 밀어넣었다. 교체 단행 전 실점이어서 아쉬운 장면이다.
울산은 이후 보야니치, 고승범, 이재익을 빼고 이청용, 정우영, 허율을 투입했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후반 추가 시간 케노에게 쐐기포까지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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