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처럼 경기 중 실시간+하프타임 즉각 ‘피드백’…울산과학대가 선보이는 여자 대학축구 ‘분석’의 새 장[여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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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합천=박준범기자] 울산과학대는 보기 드물게 철저한 실시간 분석을 하는 여자 대학축구 팀이다.
‘2025 스포츠케이션 명품도시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3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가 진행 중인 경남 합천 군민체육공원. 울산과학대 벤치 뒤로 경기 전체를 촬영하는 하이캠이 등장했다.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진숙희 감독, 김수진 코치, 김봄봄 분석관이 각자의 위치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실시간으로 소통, 피드백이 이어졌다.
현대 축구는 갈수록 정밀해지고 체계화돼 분석의 중요성도 커졌다. 진 감독은 “사실 여자 실업팀에도 이런 분석이 많이 없다. 활성화되면 경기력은 물론 선수들의 성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중에는 김 분석관이 직접 영상을 보며 실시간으로 이어폰을 착용한 김 코치와 소통한다. 김 코치는 이를 듣고 선수들의 위치를 수정하고, 상대의 패턴과 움직임을 파악해 대처한다. 하프 타임 때도 김 분석관이 미팅에 앞서 직접 영상을 보여주며 선수들과 소통했다.
김 코치는 “양방향 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다. 경기 전에 미팅을 자주 하면서 서로 얘기한다.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치는 게 내 담당”이라고 웃었다.

김 분석관의 남편은 울산 HD 이창근 전력 분석관이다. 김 분석관은 임신 5개월 차임에도 진 감독과 김 코치의 요청에 기꺼이 울산과학대에 합류했다.
김 분석관은 “상대가 어떻게 공격하고 수비하는지 또 우리가 준비한 전술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공략할 포인트를 빨리 전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진 감독이 ‘분석’과 ‘소통’에 열려 있기에 가능한 구조다. 진 감독은 “감독이지만 코치에게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다. 감독이 큰 그림을 본다면, 코치나 분석관이 더 디테일하게 선수들과 소통한다. (코치들의 피드백을) 수긍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김 분석관은 “내가 말하는 것에 99%를 감독님이 들어주신다”고 거들었다. 김 코치도 “나이 차이는 있지만 소통하는 데 세대 차이를 느끼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진 감독은 “그래도 내가 ‘라떼’는 있어도 ‘꼰대’는 아니”라고 호소해 웃음을 자아냈다.
울산과학대의 분석은 향후 다른 대학 팀들도 배울 법하다. 진 감독은 “이렇게 갖춰서 하는 팀은 우리 팀밖에 없다. 모든 팀이 우리를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선수들이 고등학교까지도 배우지 못했던 것을 대학교에 와서 배운다. 실업팀으로까지 연계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분석관도 “여자 축구가 질적인 면에서도 더 올라섰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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