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85’ 가라비토의 호투 비결은? ‘커브’ 구사 늘리니, 오히려 제구도 좋아졌다 [SS집중분석]

본문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삼성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30)가 ‘호투’를 이어간다. ‘외인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합류 이후 불안했던 제구가 눈에 띄게 나아졌다. 커브볼 구사 비중을 높인 변화가 주효했다.
가라비토는 지난 6월26일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첫 5경기에서는 ‘제구 불안’이 숙제였다. 경기당 평균 3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최근 2경기에서는 확실히 나아졌다. 2연속 8삼진 이상 솎아냈다. 경기당 볼넷 역시 2개로 줄였다. 볼넷이 사라지니 점수를 내주는 경우도 줄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되살아났다.
시즌 성적도 준수하다. 8경기에서 3승3패 49삼진을 기록 중이다. 경기 당 삼진이 6.1개다. 평균자책점(ERA) 역시 1.85로 훌륭하다. 직전 외인인 데니 레예스(ERA 4.14)보다 나은 모습이다.

투구 패턴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가라비토는 속구 구사율이 40%를 넘겼다. 속구가 스트라이크존 옆으로 빠지는 경우가 잦았다. 8월 들어서는 속구 비중을 낮추고 커브볼을 대폭 늘렸다.
10%대에 머물던 커브 구사율이 20%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외에도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모두 균형 있는 분포를 보였다. 속구 하나로 승부하지 않고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 결과, 타자들의 예측을 완벽히 빗나가게 했다.
특히 투심의 제구가 안정되면서 가라비토의 투구는 한층 더 완성도를 높였다. 시즌 초반 50%대에 머물던 스트라이크 비율은 최근 70% 이상으로 올라섰다.

박진만 감독도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확실히 가라비토가 KBO리그에 적응한 것 같다. 제구가 좋아졌고, 볼넷을 내주는 장면도 거의 없다. 공에도 힘이 더 생긴 느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미국에서 뛸 때부터 제구 부분이 조금 걱정됐는데, 이제는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가라비토는 특히 팀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투수다.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라비토의 성공적인 적응에는 KBO리그의 자동볼판정시스템(ABS)도 한몫했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ABS 스트라이크존에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활용하는 모습이다. 구석구석에 공을 잘 던진다. ABS가 가라비토에게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현재 리그 8위에 머물고 있지만, 중위권 팀들과 격차는 크지 않다. 17일 경기 전 기준 5위 KIA와 3경기 차다. 가라비토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삼성 역시 ‘반등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