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이 역대 최초 기록! 고지원, 언니와 같은 시즌 챔피언 등극 “나도 풀시드!”[SS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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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 기자] “11일 드림투어는 출전하지 않겠습니다. 풀 시드를 받았거든요. 와아!(웃음)”
‘리틀 버디폭격기’ 고지원(21·삼천리)이 예순한 번째 정규투어 대회에서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
고지원은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658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2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고지원은 노승희(24·요진건설) 윤이나(22·솔레어) 등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도 시종 침착한 플레이로 버디 3개를 낚아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투어 61번째 도전 만에 따낸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이다. 프로 전체로 확장해도 2022년 4월 점프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지 3년 4개월여 만이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제주 출신이 우승한건 2023년 임진희(27·신한금융그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최초 기록도 세웠다. 언니 고지우(23·삼천리)와 한 시즌에 우승한 KLPGA투어 ‘최초의 자매’가 됐다.


고지원은 “언니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니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언니 덕분에 한 우승”이라며 애틋한 우애를 과시했다. 그는 “(생애 첫 우승이라) 진짜 좋다. 실감이 안난다”며 “나흘간 큰 실수없이 잘했다. 만족스럽게 경기해서 자신에게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애 첫 우승이지만, 크게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소감을 밝혀 ‘준비된 챔피언’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그는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라 부모님뿐만 아니라 친척들이 총출동했다.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며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으니, 열심히 해서 ‘잘하는 선수’ ‘좋은 영향력을 주는 선수’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23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고지원은 지난해까지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매년 시드순위전을 치렀다. 올해는 42위로 132명이 출전하는 대회에서만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제 시드 걱정 없이 2027년까지 정규투어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
매년 정글 같은 시드순위전을 치르고도 정규투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그는 최근 일본에서 프로 1차 테스트에 응시했다. 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동력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만큼 답답했다는 뜻.

고지원은 “일본은 코스가 짧고 좁다. 홀 공략법을 새로 배운 계기가 됐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치는 것보다 끊어가는 플레이나, 경기 운영방식, 매너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지난주 막을내린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아쉽게 트로피를 놓쳤지만, 일주일 만에 나선 두 번째 ‘챔피언조’에서 기어코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그는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하고, 방송(중계) 출연도 하고, 존경하는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말 다 얻었다.

올해 처음으로 KLPGA투어에 참가한 윤이나는 2라운드까지 독주했지만, 3,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3위에 머물렀다. 공동 6위로 개인 최고 성적을 거둔 이세희(27·삼천리)는 대회 첫날 8언더파 64타로 코스레코드를 달성해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명예회원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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