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까지 남아 팬 사인 ‘대박’…허경민이 보여준 백점 만점 ‘팬 퍼스트’의 정석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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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야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가 무엇일까. 실력 이전에 ‘팬을 향한 마음’이 아닐까. KT 허경민(35)은 그 점을 누구보다 열심히 나타내는 선수다. 늦은 시간까지 팬들을 위해 사인했다. 백점 만점 ‘팬 퍼스트(팬 우선주의)’의 모습이다.
지난주 수원에서 열린 SSG와 홈 3연전. 허경민은 경기가 모두 끝난 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린 팬들을 위해, 밤 11시까지 사인을 진행했다. 야구장에 불이 모두 꺼진 상황이었다. 사인을 받으려 몰린 팬들 앞에서, 허경민은 조용히 펜을 들었다. KT 팬뿐 아니라 SSG 원정 팬들까지 줄을 섰다. 허경민은 모든 이의 유니폼과 공에 사인을 해줬다.
허경민은 “그 시간까지 기다려주신 팬들이 너무 감사했다. 팬들 덕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며 “선수로서 팬에게 사인을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내가 더 감사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장 밖에선 팬을 위해 성실히 사인을, 안에선 묵묵히 제 몫을 해낸다. 올시즌 KT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로 활약한다. 팬에게 성실하고, 팀엔 헌신적이다. 후배들에겐 ‘본보기’가 된다.
올시즌 허경민은 KT의 3번타자를 맡고 있다. 시즌 3할대 타율, OPS 7할 중반대로 중심타선의 한 축으로 힘을 보탠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2할대에 머물던 타율이 점점 올라 안정감을 찾았다. 허경민은 “시즌 초반에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아 걱정이 컸다. 코치님들의 조언과 훈련 덕에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득점권에선 아쉽다. 득점권 타율 2할 초반, OPS는 4할 중반에 그친다. 허경민도 이를 알고 있다. “찬스에서 결과를 내지 못해, 스스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유한준 타격코치님께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찬스 상항에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KT 내야는 ‘세대교체’ 중이다. 윤준혁, 권동진 등 젊은 내야 자원들이 줄곧 경기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허경민은 이들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 그는 “후배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조언보다, 경기 흐름을 두고 ‘지금은 이렇게 하자’는 말을 자주 건넨다”며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이 자리는 내 자리’라는 마음으로 뛰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갑내기 친구 김상수의 빈자리도 언급했다. “(김)상수가 빨리 돌아왔으면 한다.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큰 시너지 효과가 있다.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선수”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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