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100패는 피했지만…‘또 꼴찌’ 키움, 프로야구팀이라는 걸 증명해야 할 때 [팀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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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3년 연속 꼴찌’ 불명예
100패는 면했지만…압도적 ‘최하위’
‘외국인 선수 카드’ 大실패
끊이지 않은 잡음…‘설종진호’ 운명은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3년 연속 꼴찌’, ‘외국인 선수 카드 실패’, ‘수뇌부 전면 교체’.
올시즌 키움을 대표하는 3가지 키워드다. 절대적 꼴찌로 분류됐고, 실제 4월 초중순 10위를 찍은 뒤 위 공기를 마신 적이 없다. 시즌 막판 ‘최하위팀의 반란’을 보여줬지만, 3년 연속 꼴찌 불명예를 떠안았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올시즌을 마쳤다. 최종 성적은 47승4무93패, 승률 0.336. 올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0승’ 고지를 밟지 못한 팀인 데다, 승률 3할을 기록한 팀도 키움뿐이다. 마지막 10경기에선 3승7패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도 거두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KBO리그 역대 최초 ‘한 시즌 100패’는 피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다. 애초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에 최하위 전력으로 꼽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상 그 이상. 무엇보다 야심 차게 꺼내든 ‘외국인 타자 2명+투수 1명’ 카드의 실패가 뼈아팠다. 헐거운 마운드를 지탱할 자원이 부족했는데, 1선발감 케니 로젠버그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라클란 웰스는 정식 계약을 고사했다.

외국인 타자 역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는 말 그대로 ‘반짝’하는 데 그쳤다. 카디네스의 경우 시즌 내내 태업 논란에 시달린 데 이어 지난달 초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사실상 ‘결별 엔딩’인 셈이다. 스톤 개릿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 건 마찬가지.
각종 세부 지표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팀 타율은 0.244, 평균자책점(선발·불펜)은 각각 5.13, 5.79로 전체 10위였다. 뒤늦게 합류한 라울 알칸타라와 C.C. 메르세데스가 힘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데뷔 1년 차 정현우는 이닝 소화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고, 토종 에이스 하영민도 부족했다.

잡음은 계속됐다. 후반기를 앞두고 홍원기 감독을 비롯해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 코치까지 한꺼번에 경질됐다. 성적 부진 탓이다. 이후 설종진 감독대행이 1군 지휘봉을 잡았고, 지난달 28일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8~9월 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시즌 막판 5연패로 마무리했다.

역대급 부진 속에도 수확은 있었다. 지난해부터 기량이 급성장한 송성문은 올해도 리그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메이저리그(ML)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베테랑 최주환도 제 몫을 해냈고, 임지열은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불펜에서는 주승우, 오석주, 조영건, 윤석원, 박정훈 등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러모로 굴곡 많은 한 해를 보낸 키움이다. 한때 ‘고춧가루 부대’로 상위권 팀의 발목을 붙잡았던 저력을 어쩌다가 한 번이 아닌, 꾸준히 증명해야 한다. 4년 연속 꼴찌 굴욕은 피해야 프로야구팀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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