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번은 여름, 34번은 겨울…대상경주엔 ‘88번 모터’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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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따라 달라지는 모터의 기력
여름에는 19번, 겨울은 34번 모터 강세
대상경주에서는 88번 모터 대세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대상경주 대세는 88번 모터.”
경정에서 모터는 선수의 ‘두 번째 심장’이다. 같은 공정으로 제작됐더라도 개체마다 성능과 기력의 차이가 존재하며, 날씨나 수온, 습도 같은 환경 변화에 따라 컨디션이 급격히 달라지기도 한다. 결국, 어떤 모터를 배정받느냐가 곧 성적을 좌우한다.
현재 실전에 투입 중인 모터는 총 110대다. 이번 세대 모터는 지난해 5월 29일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기온에 따라 기력이 달라진다.
초기 여름 시즌(5월~8월말)에는 19번 모터가 압도적이었다. 25회 출전에서 1착 16회, 2착 2회, 3착 2회로 승률 64%, 연대율 72%를 기록했다. ‘믿고 타는 모터’로 통하며 선수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이유다.
그런데 가을이 시작되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34번 모터가 본격적으로 힘을 냈다. 34번 모터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24회 투입돼 1착 15회, 2착 4회, 3착 3회로 승률 62.5%, 연대율 79%를 기록하며 겨울 최강으로 등극했다. 이후 34번은 올해 전체 기록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겨울의 제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58번 모터가 돌풍을 일으켰다. 54회 출전 중 1착 20회, 2착 8회, 3착 13회로 승률 37%, 연대율 51.8%. 이후 76번, 86번, 60번, 37번이 뒤를 이었다.
하반기 들어 흐름이 다시 요동쳤다. 32번 모터가 32회 출전 중 1착 14회(승률 43.8%, 연대율 59.4%)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어 23번(1착 13회), 11번(1착 11회), 73번, 65번이 ‘하반기 강자’로 꼽힌다. 기온과 수온 변화에 따라 모터의 성능이 ‘계절형’으로 나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큰 무대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인 모터는 따로 있다. 바로 ‘88번 모터’다. 지난해 왕중왕전 2위를 시작으로 쿠리하라배 2위, 올해 6월 왕중왕전에서는 정상에 올랐다.
모터 교체 이후 열린 7차례 대상경주 중 5차례(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2회) 입상하며 대상 무대 ‘전용기’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9번 모터 또한 지난해 왕중왕전과 쿠리하라배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여름의 강자’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예상지 경정코리아 이서범 경주분석위원은 “모터는 기온에 따라 기력 변화가 있으므로 최근 성적과 정비내역, 소개 항주 기록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88번처럼 대상경주에서 유독 강한 모터의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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