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많이 했는데, 재미있더라” 구창모의 ‘기묘한 모순’, 이래서 에이스다…132억 투자 틀리지 않아 [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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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 6이닝 1실점 ‘미친 호투’
85구 계획인데 75구로 6이닝
ABS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 일품
“긴장됐지만, 즐기자는 마음으로 했다”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건강한 구창모’는 역시나 진리다. NC ‘토종 에이스’ 구창모(28)가 미친 호투를 뽐내며 NC의 승리를 이끌었다. 긴장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동시에 재미있었다고도 했다. 묘한 ‘모순’이다. 힘들어도 즐길 수 있는 자. 에이스다.
구창모는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1홈런) 무사사구 3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NC도 4-1로 승리하며 ‘업셋’을 바라본다.

이날 구창모는 최고 시속 146㎞ 속구를 뿌렸다. 아주 빠른 공은 아니다. 대신 제구가 일품이다. ABS 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삼성 타자들이 제대로 손을 대지 못했을 정도다.
부상으로 오래 고생했다. 올시즌 마침내 복귀했고, 4경기 14.1이닝, 1승, 평균자책점 2.51 찍었다. 중요한 순간 터졌다. ‘지면 끝나는’ 경기에서 날았다. 경기 전 이호준 감독은 투구수 85개를 말했다. 75개 던지며 6이닝 먹었다.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피칭을 뽐냈다.

경기 후 구창모는 “나 하나만 잘한 경기가 아니다. 팀원 모두가 잘해줬다. 분위기 자체가 질 것 같지 않다. 이 분위기 이어가겠다. 계속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소감을 남겼다.
2020년 한국시리즈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오래 걸렸다. 2023시즌을 앞두고 6+1년 최대 132억원에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정작 2023년 11경기 등판이 전부다. 이후 군에 다녀왔다.

돌고 돌아 2025년 돌아왔다. 중요한 순간 날았다. 구창모는 “5년 만이고, 와일드카드전은 처음이다. 경기 들어가기 전에는 긴장도 됐다. 한 경기만 져도 떨어지니 긴장 많이 됐다”면서도 “또 분위기가 재밌었다. 즐기자는 마인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생각해도 구속이 잘 나오지는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으니, 볼 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6이닝이 아니라 더 갈 수도 있었다. 팀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 “괜히 올라가서 주자를 쌓으면 뒤에 나올 투수들에게 부담일 것 같았다. 6회까지 던지고 내려온 것이 나았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ABS를 잘 활용한다는 말에는 “의식 하지는 않았다. 볼 같은 공이 스트라이크 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ABS존은 해보니까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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