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문제 없다’ 라팍 채운 2만 명의 ‘함성’ 감동…가을야구의 진짜 주인공=‘팬’인 이유 [SS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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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 2차전 경기 도중 ‘폭우’
만원 관중 모든 팬, 비 안 피하고 ‘응원’
가을야구 본질인 ‘열정’이 보인 순간

[스포츠서울 | 대구=박연준 기자] 폭우가 쏟아졌다. 그들은 자리를 지켰다. 비를 피하지 않았다. 우산을 쓰고, 우비를 뒤집어쓴 채, 목 터져라, 응원가를 불렀다. 빗속에서도 함성은 멈추지 않았다. 감동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이 장면 하나로, 가을야구의 의미가 완성됐다.
삼성과 NC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치르고 있다. 하늘은 잔뜩 흐리다. 팬들의 열기는 그 어떤 햇살보다 뜨거웠다. 23680석이 전석 매진됐다. 빗방울이 쏟아져도 자리를 떠나, 지붕 있는 곳으로 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라팍은 경기 전부터 굵은 비가 내렸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예정된 오후 2시 시작은 불가능했다. 결국 45분 지연된 2시 45분에 경기가 열렸다. 그 사이 관중들은 줄을 맞춰 앉아 노래를 불렀다. 우산 아래에서도 응원 소리는 빗소리를 덮었다.
1회말 삼성의 공격 때 폭우가 다시 내렸다. 관중석 곳곳에서 우산이 동시에 펼쳤을 정도다.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어떤 이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응원가를 외쳤고, 어떤 이는 흠뻑 젖은 ‘응원 수건’을 붙잡은 채 목소리 높였다.
양 팀 응원단도 대단하다. 많은 비를 다 맞고 응원에만 집중했다. 미끄러운 응원 단상이다. 큰 문제가 없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팬 응원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이다.
누구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비를 맞으면서도 ‘최강 삼성’, ‘창원 NC’를 연호한 팬들이다. 가을야구의 본질이 ‘승패’보다 ‘열정’이라는 걸 보여준 순간이다. 감동이라면 감동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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