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 이창호가 ‘스승’ 조훈현 넘어선 것처럼…오원석, ‘롤모델’ 김광현에 ‘판정승’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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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마치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같았다. 이창호가 ‘스승’ 조훈현을 넘은 바둑 한판처럼, KT 오원석(24)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롤모델’ SSG 김광현(37)에 판정승을 거뒀다.
오원석은 2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와 홈 경기 선발 등판했다. 6이닝 4안타 8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친정팀 SSG 타선을 침묵시켰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투구로 흐름을 잡았다.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김광현은 5.2이닝 9안타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1회말 첫 투구부터 2실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2회~5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말 들어 다시 흔들렸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김민혁의 적시타와 수비 실책이 겹치며 추가 실점까지 내줬다. 결국 6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김건우와 교체됐다.

경기 전 SSG 이숭용 감독은 “오원석의 공이 긁히면 치기 어렵다”고 했다. 적장이 된 전 스승에게 비수를 꽂았다. 최근 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다. 오원석이 점점 ‘완성형 좌투수’의 면모를 드러낸다. KT 선발진이 더욱 강력해지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는 오원석에게 특별했다. 그는 2020년 1차 지명으로 SSG(당시 SK)에 입단했다. 김광현을 롤모델 삼아 성장한 좌투수다. “(김)광현 선배님 상대로 이기고 싶다”던 바람은 현실이 됐다. 마운드에서 만난 우상을 넘어섰다. ‘성장의 이정표’를 새긴 하루다.
반면 김광현은 지난달 23일 두산전 승리 이후 5연속경기, 한 달 넘게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 SSG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하는 선수다. 연이은 부진이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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