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PS는 언제나 ‘삼성’이었다…‘18년 전 기억나지?’, 또 잡으러 간다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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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세 번의 가을야구 상대는 모두 삼성
2006 KS 참패, 2007 준PO 설욕…2025 PO는?
PO 3·4차전, 대구 원정 등판 가능성 커
대구 ‘부진’ 숙제, 푸는 것이 관건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운명은 돌고 돈다. 2006년 신인왕·MVP·골든글러브를 휩쓴 ‘괴물 루키’ 류현진(38)은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삼성에 막혀 눈물을 삼켰다. 다음시즌은 제대로 복수했다. 그리고 18년이 흘러, 다시 그 상대를 만난다. 신인에서 이제 전설이 되어 돌아왔다. 류현진이 ‘가을의 사자’를 다시 정면으로 마주한다.
류현진의 가을야구 시작은 빛났지만, 결말은 쓰라렸다. 2006년 한화를 11년 만에 한국시리즈(KS)로 이끌며 신인으로서 전무후무한 시즌을 완성했다. 그러나 마지막 문턱에서 삼성을 만났다.

당시 KS 1차전에서 류현진은 4.1이닝 6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4차전에도 선발 등판해 5.2이닝 1실점 호투했으나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시리즈는 1승1무4패로 끝났다. 우승 축포는 삼성이 쐈다. 류현진의 첫 포스트시즌(PS)은 그렇게 눈물로 마무리됐다.
이듬해 그는 삼성에게 제대로 갚아줬다. 2007년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6.2이닝 8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1승 1패, 마지막 3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해 3.1이닝 1실점으로 막으며 한화를 플레이오프(PO)로 이끌었다.

류현진은 당시 준PO MVP로 선정되며, 1년 전 삼성에게 당했던 아픔을 되갚았다. 그가 가을에 던질 때마다 삼성은 있었다. 류현진의 KBO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 중 5경기가 삼성전이다. 그만큼 삼성은 그의 커리어에 깊숙이 각인된 이름이다.
2025년, 류현진이 다시 가을로 돌아왔다. 이제는 한화의 상징이 된 베테랑.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올시즌 26경기 9승7패, 평균자책점 3.23. 예전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그가 마운드에 서면 팀은 안정된다.

14일 열린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류현진은 3이닝 4안타 3삼진 1실점, 최고 구속 시속 144㎞를 기록하며 실전 점검을 마쳤다. “몸 상태는 괜찮다. 가을야구를 즐기겠다”는 류현진 특유의 담담한 모습도 보였다.
류현진의 가을 상대는 또다시 삼성이다. 올해 삼성은 NC와 SSG를 잇달아 꺾으며 살아난 ‘기세의 팀’. 그러나 그 중심엔 류현진이 다시 맞설 옛 기억이 있다.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 후 삼성을 상대로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 4.67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에서는 3경기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 6.60으로 다소 고전했다.
이번에도 3·4차전 대구 원정 등판이 유력하다. 그에게 대구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의 무대다. 류현진은 18년 전 ‘젊은 괴물’이 아니라, 한화의 상징이다. 경험과 냉정함, 그리고 18년의 기다림이 그의 무기가 된다.

2006년 패배, 2007년 복수, 그리고 2025년은 ‘귀환’이다. 한화가 18년 만에 삼성을 상대로 다시 가을을 맞이한 지금, 이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류현진의 포스트시즌은 언제나 삼성이었다. 18년 전 그때처럼, 삼성을 잡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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