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이용자와 함께 만드는 여정”…김형준 대표가 전한 개발 철학과 비전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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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쾰른=김민규 기자] “인조이는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이용자와 함께 호흡하며 완성해 나가는 하나의 ‘인생 시뮬레이션’입니다.”
김형준 인조이 스튜디오 대표 겸 총괄 디렉터가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5’ 크래프톤 미디어 데이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5개월 차를 맞은 ‘인조이(inZOI)’를 두고 김형준 대표는 “개발자가 꿈꾸는 비전보다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을 먼저 듣겠다”라며 자신 만의 개발 철학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인조이의 3대 목표로 ▲조이가 사람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것 ▲도시 공간을 콘텐츠로 채우는 것 ▲깊이 있는 상호작용 구현을 꼽았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33개의 감정 시스템을 도입, 캐릭터 ‘조이(Zoi)’가 고유 성격·관심사·가치관에 따라 생활하도록 설계했다. 그는 “기쁨, 분노, 불안뿐만 아니라 감정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왜 변했는지까지 기록으로 남긴다”라며 “정말 사람처럼 관계를 맺고 갈등을 경험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시 콘텐츠 확충도 본격화됐다. 김 대표는 “이동 수단으로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수영장을 추가했고, 클릭 한 번으로 건물에 들어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애 시스템이 큰 변화를 맞았다. 배우자가 있는 상대에게 이혼을 권유하거나, 불륜이 발각됐을 때의 반응, 문자·고백·거절·집착까지, 현실적인 감정 관계를 담아냈다. 그는 “좋아하는 상대에게 집착하다 괴짜가 되기도 한다”라며 웃었다.

이번 발표에서 눈길을 끈 건 인공지능(AI) 기반 상호작용 시스템이다. 이날 공개한 테스트 영상 속 조이들은 스스로 대화를 선택하고 행동을 결정했다. 더 나아가 실제 음성 대화를 통해 실시간 소통하는 실험 영상도 공개했다.
김 대표는 “AI 조이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거절하거나 며칠 동안 피하기도 한다”라고 웃으며 “아직 연구개발(R&D) 단계지만, 인조이와 AI는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라고 향후 AI 적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첫 확장판(DLC) ‘섬으로 떠나요(차하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차하야는 동남아 휴양지를 모티브로 한 메인 섬과 리조트 섬에서 농사·채광·도감 수집·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이 콘텐츠는 게임스컴 개막과 동시에 무료 배포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차하야는 이용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구체화한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 집단 지성을 받아들이며 인조이를 확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대표는 “창작자에겐 자기 비전을 믿는 게 가장 어렵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우리의 비전을 믿어준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인조이 정식 출시는 이르면 내후년쯤이지만, 그때까지도 이용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인조이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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