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8월 ‘부진’ 탓에 한화도 ‘2위 추락’?…자신감 ‘유지’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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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8월 들어 한화 ‘마무리’ 김서현(21)이 흔들리고 있다.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팀 승리를 지켜온 ‘뒷문’이다. 갑자기 주춤한다. 일부에서는 ‘김서현이 못 던지니, 한화도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러나 공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다. ‘자신감’만 회복하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는 선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김서현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3월 평균자책점(ERA) 0.79, 5월 2.84, 6월 0.93을 기록했다. 시속 155㎞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조합도 안정적이었다. 올스타전 팬 투표 1위를 차지하며 타 구단 팬들에게까지 인정받았을 정도다.
그러나 7월 들어 ERA가 2.16으로 소폭 올랐고, 8월 들어서는 18.69까지 치솟았다. 블론 세이브도 두 차례 기록했다. 마침 그 시기 한화가 1위를 내주면서, 김서현의 부진이 팀 부진의 ‘주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구위’에는 변화가 없다. 여전히 훌륭한 공을 던진다. 8월 월간 평균 구속이 시속 154㎞로 차이가 없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6㎞까지 찍는다.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도 12.00으로 리그 상위권 수준이다. 오히려 공의 질은 시즌 중반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멘탈’이다. 프로 3년 차, 그것도 21세의 어린 투수가 시즌 내내 마무리 자리를 지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최근 못 던진 것에 대한 ‘책임’ 때문인지, 김서현은 지난주 주중 KT전 도중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화 ‘안방마님’ 최재훈은 “(김)서현이에게 ‘넌 최고의 마무리다. 자신 있게 가운데로 던져라’고 말했다”며 “자신 없는 표정과 눈물은 보여주지 말라고 했다. 한국 최고의 공을 가진 투수다. 자신감만 있으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경문 감독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마무리 1년 차 선수에게 100%를 기대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가 최근 저조한 것 역시 김서현 탓이 절대 아니다”라며 “공이 빠르다고 해서 매번 잘 던지는 건 아니다. 6회, 7회부터 나와도 부담인데, 9회는 더 크다. 그동안 너무 잘 던져서 안 맞을 거라 생각했지만, 맞을 때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김서현의 어깨에 걸린 책임이 나이에 비해 얼마나 무거운지를 감독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김서현은 올시즌 여러 차례 팀을 구했다. 8월 들어 몇 경기 난조를 보였다고 해서 ‘부진, 팀 패배 원인’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건 성급하다. 젊은 마무리가 기복 없이 완주하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런 경험이 훗날 더 단단한 마무리로 성장하게 만드는 큰 자산이 된다.
김서현도 “잠시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다.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팬들께도 정말 죄송했다. ‘일어나는 방법’을 배웠다. 앞으로 좋은 공을 던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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