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1위인데, 불펜은 꼴찌 ‘엇박자’→결국 LG에 1위 내줬네…위기의 한화, ‘해결책’은 없을까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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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박연준 기자] 한화가 시즌 내내 굳건히 지켜오던 1위 자리를 결국 LG에 내줬다. ‘순위 하락’의 원인은 명확하다. 선발진은 리그 최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펜진이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마운드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7월까지 한화의 강점은 ‘마운드 안정’이었다. 팀 평균자책점(ERA) 3.42로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선발 ERA는 3.36으로 독보적인 1위였다. 불펜 ERA 역시 3.54로 2위였다.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는 한화의 원투 펀치로서 이미 시즌 중반에 20승을 합작했고, 문동주는 3점대 평균자책점, 10승에 근접한 성적을 냈다. ‘베테랑’ 류현진 역시 경기마다 자신의 몫을 다하며 선발진에 무게감을 더했다.
불펜진도 탄탄했다. 한승혁과 박상원으로 구성된 필승조는 합계 20홀드를 넘기며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마무리 김서현은 7월까지 1점대 ERA와 22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8월 들어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선발진은 여전히 월간 ERA 1점대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불펜 ERA가 9점대로 치솟으며 급격히 무너졌다. 잘 던지던 주현상과 한승혁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김서현은 ERA가 32.40까지 폭등했다. 블론 세이브 횟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김서현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문제는 구위 저하가 아니다. 여전히 빠른 구속과 엄청난 구위를 자랑한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방마님’ 최재훈은 “김서현의 공은 여전히 리그 최고다. 그런데 최근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서현이에게 ‘너는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다’라고 말해줬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스스로 힘들어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얼른 자신감을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도 최근 불펜 난조를 인정했다. 그는 “시즌 100경기를 넘기면서 불펜 투수들이 지쳤다. 최근 힘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하게 보진 않는다. 정우주처럼 최근 잘 던지는 투수를 필승조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승운이 따라 1위도 하고 연승도 했다. 지금은 승운이 조금 부족하다. 결국 버티고 인내하는 게 중요하다. 흐름을 되찾으면 다시 연승하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위를 내줬다. 선수들 역시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을 터. 그래도 시즌이 30경기 이상 남았다. 뒤집을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그 대신 ‘불펜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투수들이 있어야, 한화가 다시 올라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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