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라고 말하고 싶다”…‘외국인 타자’ 케이브에게 느껴지는 ‘허슬두 정신’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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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교과서라고 말하고 싶다.”
두산 공격을 이끈다. 단순히 공격을 잘해서 사령탑이 ‘교과서’라고 하지 않는다. 타격 후 누구보다 열심히 1루 베이스를 향해 뛴다. 주루 과정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온몸을 날린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진다. ‘허슬두 정신’이 보인다. 제이크 케이브(33) 얘기다.
7월 들어 9위 두산의 분위기가 제대로 불탄다. 7월 한 달로 좁혔을 때 KBO리그 전체 승률 최상위권이다. 선발진이 힘을 내면서 마운드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타선도 존재감을 뽐낸다. 선발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이 모두 리그 최상위권을 달린다.

양의지를 중심으로 한 베테랑과 박준순으로 대표하는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케이브가 연일 맹활약을 펼친다. 7월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올리고 있다. 23일 잠실 한화전부터 27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쏘기도 했다.
그런데 맹타를 휘두르는 방망이가 케이브를 말해주는 전부는 아니다. 더 있다. 선수들이 보고 배울만한 태도가 플레이에 묻어난다. 그야말로 온몸을 내던지며 최선을 다한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교과서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 이유다.

26일 잠실 LG전이 대표적이다. 5회말 2사. 케이브는 본인 타석 때 우익수 앞 1루타를 쳤고, 양의지 안타로 3루까지 갔다. 타석에 선 김재환의 타구가 상대 1루수 천성호에게 걸렸다. 김재환이 1루에서 잡히는 틈을 타 케이브가 홈으로 달렸다.
천성호 홈 송구로 인해 케이브가 런다운에 걸렸다. 3루로 돌아가던 케이브는 살기 위해 그야말로 온몸을 비틀었다. 모든 노력을 동원해 3루까지 갔지만, 끝내 태그 아웃으로 물러났다. 사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대행이 말한 ‘교과서 같은 플레이’다.

케이브 얘기만 나오면, 조 대행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오른다. 조 대행은 “그냥 ‘내 눈앞에 진짜 좋은, 흔히 말하는 인생 책 한 권이 놓여 있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모든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모두 눈에 담고 기억하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여러모로 동기부여가 쉽지 않은 시즌일 수도 있다.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 듯하다. 두산을 상징하는 ‘허슬두 정신’. 케이브에게서 그 ‘허슬두 정신’이 진하게 풍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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