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일본서 뛰는 한국 여자선수…‘대들보’ 김라경 “일본 부럽죠, 우리도 좋아졌으면”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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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KBO리그는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고교야구로 향하는 눈길도 많다. 그러나 ‘모든 야구’가 관심이 높은 것은 아니다. 사각지대도 제법 된다. 특히 여자야구가 그렇다. 묵묵히 뛰는 선수들이 있다. 이쪽도 조명되어야 한다.
현재 여자야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를 꼽자면 김라경(25·세이부)을 들 수 있다. 천재 야구소녀라 했고, 대표팀 ‘에이스’로 올라섰다. 여자야구계 ‘대들보’라고도 한다. ‘해외파’ 선수이기도 하다. 세계랭킹 1위 일본에서 뛰는 중이다.
10대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6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 월드컵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의 사상 첫 슈퍼라운드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이때가 16살이다.

2022년 일본 여자 실업리그 아사히 트러스트에 입단했다.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긴 치료와 재활을 거쳐 다시 공을 잡았다. 올해 세이부 라이온즈 레이디스에 입단했다. 한국인 선수 최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야구 환경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다. 여자야구는 더욱 그렇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낀다.

김라경은 “일본은 중고교 시절 야구를 하는 게 당연하다. 환경이 그렇다. 고등학교 팀도 많다. 여고판 고시엔도 있다. 도쿄돔에서 열린다. 그 대회 나가면 ‘우리 꿈이 이뤄졌다’고 한다. 청춘 드라마 한 장면 보는 것 같다. 굉장히 부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자야구도 리그가 잘 되어 있다. 세이부 외에 요미우리와 한신도 여자야구팀을 운영한다. 실업, 클럽, 대학팀 등과 리그를 구성한다. 어릴 때 야구한 선수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야구를 계속한다. 일과 야구를 병행하는 게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료 선수에게 ‘왜 열심히 하느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우리 땀의 결실 아닌가. 무엇보다 야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 정말 인상적이더라. 이 문화가 부럽다. 많이 배운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은 얘기가 다르다. “우리도 할 수 있을 텐데, 일단 선수가 많아야 한다. 지금은 어린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 섞여서 뛴다. 진짜 꿈나무부터 여자야구가 있어야 한다. 이 선수들이 성장해야 리그가 구성되고, 수준도 올라간다. 우리는 성인이 된 이후 야구하는 구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여자야구 관련 콘텐츠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김라경도 “흥미롭다. 여자야구가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어떤 프로그램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나도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반가운 부분이다. 스포츠와 예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축구는 ‘골때녀 열풍’이다. 야구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김라경도 “여자야구 잘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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