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유승민까지 나선 바르셀로나 亞투어…취소 위기 넘겼지만 긴장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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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급한 불은 껐다. 이젠 스폰서부터 운영에 참여한 외주업체까지 모두 ‘해피엔딩’이 돼야 한다.
한때 취소 위기에 몰린 FC바르셀로나의 아시아 투어가 전격 성사된 데엔 국내 체육계 수장의 역할이 컸다.
한지 플릭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27일 일본 비셀 고베와 아시아 투어 첫 경기를 마치고 방한한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 내달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FC와 2연전이 예정돼 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24일 ‘프로모터의 심각한 계약 위반으로 일본에서 예정된 프리시즌 친선전을 취소한다’고 공지한 적이 있다. 자연스럽게 방한 일정에도 의문부호가 매겨졌다. 국내에서는 비비큐와 남해종합건설이 후원사로 나선 가운데 일부 사전 프로모션 등을 시행한 상태다. 발칵 뒤집어졌다.
그러나 프로모터인 국내 기업 ‘디드라이브’의 함슬 대표는 “일본 공동 프로모터인 야스다 그룹이 일본 스폰서 라쿠텐으로부터 받기로 한 대전료 잔금 100억 원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국내 투어와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이후 라쿠텐이 바르셀로나가 문제 삼은 대전료 입금 등을 해결하면서 급반전했다. 마지막 문제는 전세기 운항 일정 변경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애초 일본 투어 무산 이후 ‘한국에서 두 경기에 대해서는 프로모터가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조정해 참여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때도 전세기 문제가 화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예정된 대한항공 전세기 일정을 바꿔 운영해야 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 과정에서 라쿠텐 회장은 친분이 있던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에게 전세기 긴급 배정 요청을 했지만 항공보안법상 문제가 걸렸다. 대한항공 전세기 일정을 조정, 운영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24일 늦은 시간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선수 시절부터 대한항공 측과 긴밀하게 지내온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에게 연락해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유 회장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정 회장 사이에서 가교 노릇을 했다. 결국 조 회장이 전세기 조정에 가담하면서 극적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단이 아시아로 이동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예정된 2경기가 열리는 데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방한 경기를 관리하고 승인하는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는 신경이 곤두 서 있는 상태다. 과거 유벤투스 방한 경기 때 간판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하며 ‘날강두 사태’로 번졌고 경찰 조사를 받고 국회에서 질책까지 들어서다. 또 일부 프로모터가 스폰서의 투자금 또는 외주업체 비용 등을 예정대로 지급하지 못해 소송전을 벌인 것도 기억한다. 경기가 열려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라민 야말 등 스타 선수가 잘 뛰고 갔으면 한다. 또 서울 경기를 후원하는 비비큐만 해도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액수를 투자한 것으로 안다. 외주업체까지 비용 정산 마무리가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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