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SG 추신수 구단주 보좌, 여자야구팀 감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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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김민규 기자] ‘추추트레인’이 다시 달린다. 이번 종착역은 ‘여자야구 붐업’이다. 무사히 도착하면, 국내 야구 인프라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쉽지 않은 길이다.
SSG 구단주 보좌로 팀 육성시스템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추신수(43)가 여자야구 붐업에 투신한다. KBO리그와 포스트시즌이 모두 끝난 뒤 야구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추신수는 종합편성채널이 준비 중인 여자야구 프로그램 출연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달 중 편성심의를 거쳐 진행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유니폼을 벗고 행정가로 변신한 추신수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여자야구팀 감독을 맡는다. 방송 프로그램이지만, 지도자로 첫 걸음을 내딛는 셈이다.
촬영은 구단과 협의해 근무가 없는 휴일에 개인 시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SSG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구단주 보좌로 팀 전체 시스템 개편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인데다 SSG가 치열한 5강 싸움 중이어서 부정 여론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추신수는 이 전 코치와는 다른 입장이다. SSG는 대표이사와 단장 등 구단 살림을 끌어갈 경영진이 있다. 구단주 보좌가 일선에서 세세한 것까지 챙겨야 할만큼 작은 조직이 아니라는 뜻이다.
더구나 이번 선택은 2021년 KBO리그에 입단할 때부터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수 차례 강조했던 “한국 야구 발전에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고 싶다”던 자신의 말을 실천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야구 세계화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올림픽 정식종목 재입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회장은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서도 야구를 활성화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2028년 LA올림픽에서는 개최국 지정종목으로 야구가 채택됐고,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 때도 야구 대표팀 활약을 볼 수 있다. 한국은 2036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후보도시로 전라북도를 선정했다. 올림픽 야구 부활 청신호를 그릴 만한 기류가 형성된 셈이다.
WBSC는 야구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 위주인 소프트볼과 통합을 시도했다. ‘올림픽 야구 부활’을 바라는 시선 중에는 축구처럼 남녀가 같은 종목으로 출전하는 그림을 기대한다. 미국이나 일본은 여자야구가 활성화한 상태여서, 한국과 대만, 호주 등이 가세하면 저변확대 기대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프트볼이 야구와 함께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자리잡더라도 경기 방식이 비슷하므로 일단 저변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KBO리그 인기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야구하는 여성’이 늘어야 팀도 늘리고 국가대표 풀도 넓어진다. 추신수가 여자야구를 선택한 게 ‘한국 야구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다.
더구나 추신수가 출연하는 여자야구 프로그램은 ‘웃음’을 주는 게 목적이 아니다. 여자야구의 가능성과 현실을 동시에 조명하겠다는 기획의도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건 ‘서사’다. 방송은 재미와 감동을 모두 담아야 한다. 여자야구 국가대표 고등학생과 사회인 팀, 리틀야구팀과 대결 등 다양한 스토리라인은 무궁무진하다. 그런 의미에서 추신수는 ‘감독’이자 ‘해설자’이며 ‘해결사’가 될 수 있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KBO리그 인기에 편승해 수 많은 야구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이자 KBO리그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경험한 ‘빅네임’ 추신수가 선택한 여자야구 콘텐츠가 ‘여러 야구 예능 중 하나’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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