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기회, ‘아기곰’ 박준순이 잡았다 [SS스타]

본문

[스포츠서울 | 잠실=이소영 기자]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루키’ 박준순(19)이 ‘허슬두 DNA’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전에서 불방망이를 앞세워 팀의 13-2 승리에 보탬이 됐다. 단타 하나가 부족해 ‘고졸 신인 최초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경기 내내 한화를 압도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준순은 올시즌 43경기에 나서 타율 0.321, 3홈런 8타점, 장타율 0.450, 출루율 0.345, OPS 0.795를 기록 중이다. 특히 박준순은 허경민(KT) 이후 두산이 16년 만에 지명한 내야수 1라운더로, 데뷔 첫 시즌부터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한화전에서도 박준순의 방망이가 단연 돋보였다. 두산이 경기 초반부터 시원한 ‘홈런 쇼’를 펼친 가운데, 박준순은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최민석의 직구를 공략해 좌월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시즌 3호이자 비거리 124.6m 홈런이다. 여기에 좌중간 3루타를 비롯해 좌전 2루타까지 치며 존재감을 떨쳤다.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반전을 꾀했던 조성환 감독 대행의 계획이 빛을 본 순간이 아닐까. 박준순은 시즌 초반 1군에서 짧게 경험한 뒤 6월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6월 한 달만 봐도 타율 0.296, 2홈런 16안타 4타점 7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적었다.
박준순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기회를 받을지 상상도 못 했다”며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군에서 조금 오래 있을 줄 알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 기회를 잡는 것도 ‘능력’이라는 뜻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 덕분에 1군 무대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박준순은 “중학교 때까지 유격수를 보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3루수, 2학년부터는 2루수를 봤다. 아무래도 그런 경험들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일 선호하는 포지션으로는 ‘빈자리’를 꼽으며 “빈자리에 들어가서 성장하면 좋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24일 현재 두산은 39승3무50패, 승률 0.483으로 리그 9위다. 시즌은 후반기에 접어들었고 남은 경기도 53경기 남짓. 현실적으로 올시즌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두산의 미래는 충분히 밝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