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외 공격수도 골 넣을 수 있다, 지긋지긋한 ‘졌잘싸’ 막은 2005년생 정다빈의 도약[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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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화성=정다워 기자] 2005년생 정다빈(고려대)이 신상우호의 새 해결사로 떠올랐다.
정다빈은 1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2025 여자부 2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41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정다빈의 골로 한국은 패배를 면했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정다빈의 득점은 의미가 크다. 신 감독 부임 후 한국은 공격수들의 골 침묵으로 인해 애를 먹었다. 약팀들과 경기를 한 올해 2월 핑크레이디스컵을 제외하고 일본, 스페인, 캐나다, 콜롬비아, 그리고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공격수가 골을 넣지 못했다. 지난 중국전에서도 사이드백 장슬기, 베테랑 지소연이 득점했을 뿐이다.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일본전에서도 강채림, 문은주, 김민지 등이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지소연 외 다른 공격수, 정다빈이 골을 넣은 점은 그래서 고무적이다. 자칫 이 경기도 ‘졌잘싸’로 끝날 뻔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 일본을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며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일본의 주요 해외파가 빠지긴 했지만, 9개월 전 맞대결에서 0-4로 패했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잘 싸우고도 지면 패배 의식에 빠질 수 있었으나 정다빈의 득점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됐다. 게다가 정다빈은 지난 2월 핑크레이디스컵 태국전에서 이미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바 있다. 새로운 스코어러의 등장을 기대할 만하다.

중국전에서는 무승부 후 고개를 숙였던 신 감독도 “이번엔 세대교체를 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선참의 노련미, 젊은 선수들의 체력이 융합되어 끝까지 따라가는 요인이 된 것 같다”라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정다빈은 현대 고려대 소속으로 지난달 본지에서 주최하는 여왕기전국여자축구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번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A매치에 골을 넣어 이름을 알리고 싶다. 이번에도 꼭 득점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는데 이는 현실이 됐다.
정다빈은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그는 곧 노르웨이의 스타벡 포트발로 이적한다. 만 20세에 유럽 무대에 뛰어드는 만큼 폭발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정다빈은 “주변에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조금이라도 빨리 유럽으로 나가는 게 저한테나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인 것 같았다”라면서 “아직 언니들한테 배울 게 많다. 곧 언니들만큼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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