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ERA 최하위’→사라진 박세웅의 ‘구위’ 김태형 감독은 여전히 신뢰 “그동안 잘 던졌으니까…”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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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롯데 박세웅(30)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연일 호투를 펼쳤다. 개막 이후 8연승을 내달렸다. 27승 페이스였다. 그러나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을 걸었다. ‘구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전반기를 17경기, 9승6패, 평균자책점 5.38로 마무리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선발투수 중 평균자책점 24위다. ‘꼴찌’인 KT 윌리엄 쿠에바스(5.40)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토종 선수로는 최하위다.
OPS 역시 0.818로 25명 중 최하위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유일하게 0.8을 넘겼다. 24위 쿠에바스(0.768), 23위인 KIA 양현종(0.745)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4월까지만 해도 완벽한 투구를 했다. 지난 3월23일 잠실 LG전에서 패배한 이후 8경기 연속 승리를 따냈다. 특히 4월 5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리그 최정상급 외인 에이스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을 정도다.
그러나 5월부터 ‘이상 기운’이 감지됐다. 평균자책점이 3.90으로 올랐고, 5경기 중 2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내줬다. 이어 6월엔 10.61, 7월에는 18.00까지 치솟았다.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히 속구 힘이 사라졌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연승을 달리던 시기 박세웅의 속구 구종 가치는 양(+)의 수치를 나타냈다. 현재 -15.3까지 떨어졌다. 이 부문 리그 최하위다. 바로 위에 있는 양현종(-2.5)과 격차도 크다.
다른 변화구도 마찬가지다. 지난시즌과 비교하여 수치가 전부 떨어졌다. 슬라이더는 4.5에서 1.0으로, 커브도 12.3에서 9.1로 하락했다. 주무기로 불리는 포크볼마저 12.8에서 11.6으로 낮아졌다. 공의 힘이 떨어지니, 상대 타자에 읽히기 쉬운 것은 물론, 장타를 허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을 감쌌다. 그동안 잘 던져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최근 투구 내용이 나쁘다고는 보지 않는다. 상대 타자들이 잘 친 것이고, 속구가 몰리는 부분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9승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격려했다.
후반기를 출발하기 전, ‘구위 회복’을 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숙제다. 박세웅이 흐름을 되찾을 수 있을지, 후반기 반전의 실마리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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