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생활 청산한 NC, 울산시대 어땠나?…‘가능성’ 확인했다 [SS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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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민규 기자] “고마움과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한 달 넘게 계속된 ‘떠돌이’ 생활. ‘집 없는’ 팀의 고단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낀 NC 관계자의 전언이다. ‘임시’이긴 하지만 울산 문수구장에서 다시 치른 홈 경기는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남다른 감정을 안겼다.
창원에서의 혼란을 뒤로하고 울산에서 새롭게 출발한 NC는 임시 홈구장 첫 시리즈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력과 행정, 팬들의 반응까지 ‘울산시대’ 가능성이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첫 경기는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예정됐던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오랜만에 ‘홈’ 경기였기에 아쉬움은 컸지만 그래도 ‘집이 생겼다’는 안정감이 팀 전체를 감쌌다.

경기는 열리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만남은 있었다. 이날 김두겸 울산시장, KBO 허구연 총재, NC 이진만 대표 만났다. 공식석상에서 세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6시부터 약 15분간 진행된 티타임에서 김 시장은 “NC가 울산에 와줘서 감사하다. 울산시민 모두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진만 대표는 “구단에 큰 도움을 준 울산시와 시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좋은 플레이와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울산 홈 3연전에서 NC는 존재감을 확실히 입증했다. 첫 시리즈를 ‘위닝’으로 장식했다. 17일 더블헤더로 치러진 경기에서는 키움과 1승씩 주고받았다. 18일에는 선발투수 라일리 톰슨이 미친 호투를 뽐냈다. ‘캡틴’ 박민우가 공격의 혈을 뚫었다. 5-0 승리다.

문수구장을 찾은 팬 반응도 긍정적이다. 관중을 보면, 17일 더블헤더 1차전은 2297명이다. 2차전은 5513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홈 NC의 1루쪽 관중석은 만석이다. 시리즈 3차전에는 전날보다 많은 6456명이 찼다.
임시 구장인데도 지역 팬들의 호응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NC 관계자는 “울산 팬들의 열정에 놀랐다. 낯선 환경이지만 진심 어린 응원이 팀에도 큰 힘이 된다”고 힘줘 말했다.

떠돌이 생활 중 울산은 NC에 손을 내민 유일한 도시다. 창원시가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울산시는 문수구장 정비에 시간과 예산을 아끼지 않았다. 어려울 때 고마움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NC는 단지 임시 거처가 아닌 ‘새 가능성’도 함께 확인했다. 시민들의 관심, 구단에 대한 협조적 행정, 그리고 야구에 대한 열기는 울산을 진지한 파트너로 고려해볼 만한 기반이 됐다.
창원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문수구장에서 홈 경기를 이어간다. 울산은 단순히 임시 피난처가 아닌 또 다른 ‘홈’의 형태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고마움’이었다면 이제는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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