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잔상 있었죠” 최원태, 문학 아픔 ‘말끔히’ 씻었다…포수 강민호와 궁합도 ‘찰떡’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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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 포스트시즌 첫 ‘6이닝 무실점’
똑같은 경기라 생각하면서 준비
(강)민호 형 사인 덕분, 감사하다
홈런 의식 NO, 존 안에 넣는다는 생각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자신의 가을야구 최고 피칭을, 팀이 꼭 필요한 순간 선보였다. 덕분에 팀도 웃었다. 삼성 최원태(28)가 날았다. 아픈 기억이 있는 곳에서, 호투로 말끔하게 씻어냈다.
최원태는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SSG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안타 1볼넷 8삼진 무실점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데일리 MVP도 최원태 몫이다.

삼성도 5-2로 이겼다. 타선이 초반부터 터졌다. 이재현이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쐈고, 김영웅도 투런 아치를 그렸다. 르윈 디아즈가 2안타 1타점, 김지찬도 1안타 1타점이다.
김태훈이 0.1이닝 1안타(1홈런) 2실점으로 주춤했으나, 이호성이 1.2이닝 무실점, 김재윤이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여러모로 얻은 것이 많은 승리다. 그 무엇보다 최원태의 호투가 반갑다. 이날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이 11.16이다. 2023년부터 계산하면 6.2이닝 12실점으로 16.20에 달한다.

이날은 달랐다. 거침이 없었다. 최고 시속 149㎞까지 속구와 투심 모두 위력을 떨쳤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마찬가지다. 흐린 날씨 덕에 공이 손에 ‘착’ 붙었다. 강하게 챌 수 있었고, 무브먼트도 당연히 좋았다. 앞서 모든 부진을 씻어내는 호투다.
경기 후 최원태를 만났다. “(강)민호형이 사인을 잘 내줬다.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팀원들이 도와줬다. 아침에 사우나에서 만났는데, 집중력을 잃지 말고 끝까지 마무리하자고 했다. 선발 등판이 부담되지는 않았다. 기대도 그만큼 안 했다. 연습했던 게 잘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문학은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2022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그 생각이 안 날 수는 없다.
최원태는 “문학에서 아찔한 기억이 있다”며 “홈런 맞은 잔상이 있었다. 그래도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맞더라도 존 안으로 던지려 했다”고 돌아봤다.

공을 받은 강민호가 ‘구속 억제’도 주문했단다. “민호 형이 ‘시속 147㎞ 위로 던지지 마라. 그러면 제구가 안 된다’고 했다. 초구 투스라이크를 잡자고 생각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커브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6회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넘겼다. “커브 상황이 무조건 온다고 생각했다. 딱 민호 형이 커브 사인을 냈다. 그리고 삼진 잡았다. 민호 형에게 감사하다”고 짚었다.

모든 것을 떠나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깼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삼성에게도 희소식이다. 올해 가을야구도 그렇지만, 야구는 또 계속되기 때문이다. 4년 총액 70억원이라는 거액까지 들였다. 최원태가 잘해줘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최원태는 “포스트시즌이지만, 똑같은 경기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좋은 팀에 와서 첫 승을 거둘 수 있어서 좋다.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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