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땅서 ‘캡틴’ 손흥민이 “오브리가도~”를 외친 이유는? [SS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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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LAFC)은 뜻밖의 선물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이례적으로 ‘포르투갈어 인사’를 시행했다.
손흥민은 ‘삼바군단’ 브라질과 결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가 브라질 한 기자로부터 ‘추석 명절 선물’을 받았다. 기자회견 초반 브라질 미디어에게 질문 기회가 주어졌는데 한 기자는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네이마르, 히샬리송 등과 좋은 관계가 있지 않느냐. 브라질어도 할 줄 아느냐. (한국의) 추석이어서 선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니폼과 사탕 등 선물을 손흥민에게 유쾌하게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물론 옆에 앉은 홍명보 감독도 싱긋 웃었다. 손흥민은 “예상치 못한 선물에 감사하다. 이래서 내가 브라질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히샬리송은 (토트넘 시절) 함께 뛰었다. (브라질 출신인) 에메르송 로얄, 루카스 모우라 등도 있다. 좋은 관계를 늘 유지했다”며 “브라질 팬도 나를 사랑해주셨다.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분이라고 느껴진다. 내일 경기에서 서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에 브라질전은 한국의 현 주소를 알아볼 기회다. 손흥민에겐 또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대선배이자 한국 축구의 ‘리빙 레전드’인 차범근 전 수원 감독, 홍명보 현 축구대표팀 감독(이상 136경기)과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브라질전에서 단 1초라도 그라운드를 누비면 역대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단독 1위’가 된다.
2010년 12월30일 시리아와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은 15년간 유럽 빅리그를 물론, 태극마크를 달고 꾸준히 정상급 활약을 펼쳐왔다. 지난달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 교체 투입돼 136번째 A매치에 출전한 적이 있다. 그사이 9명의 대표팀 사령탑을 거치면서 세 번 월드컵(2014 브라질·2018 러시아·2022 카타르)을 경험했다. 그리고 총 53골을 기록했다. 러시아 월드컵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2-0 승) 쐐기포 등 순도 높은 득점으로 가득하다.
손흥민은 “15년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옆에 계신 감독님과 더불어 차범근 위원께서도 대표팀이란 자리를 늘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셨다. 태극마크 의미를 잘 받아들였다”며 “내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결과도 얻었으면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브라질전 출격을 예고하며 미리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손흥민이 경기에 출전하면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더 훌륭한 건 손흥민은 그동안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등 (A매치 기간 소속팀을 오가며) 장거리 여행이 많았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것만큼 솔직히 어려운 게 없다. 내 경기 수와 같지만 그런 점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남자 A대표팀 최다 출전 수를 지닌 것에 훌륭하게 생각하고 축하한다.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내가 가진 다른 기록까지 손흥민이 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브라질전 앞둔 소감은?
선수들이 각자 다른 환경에서 합류해 훈련하면서 컨디션 조율을 잘하고 있다. 감독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브라질이라는 세계적인 강호와 겨루게 돼 설렌다. 빨리 경기했으면 한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어려운 경기를 하겠지만 많은 것을 얻기를 바란다.
- (브라질 언론) 브라질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로 한국을 만나는데.
선수로 운이 좋게 브라질과 몇 번 경기했다. 항상 선수로도, 팀으로도 많은 걸 배웠다. 월드컵 예선에서 세계적인 팀도 어려움을 겪는다. 브라질도 감독 교체를 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내게 브라질은 늘 세계에서 1위를 다투는 팀이다.
- (브라질 언론)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네이마르, 히샬리송 등과 좋은 관계가 있지 않느냐. 브라질어도 할 줄 아느냐. (한국의) 추석이어서 선물을 가져왔다.
(웃음) 예상치 못한 선물에 감사하다. 이래서 내가 브라질과 잘 맞는 것 같다. 히샬리송은 (토트넘 시절) 함께 뛰었다. (브라질 출신인) 에메르송 로얄, 루카스 모우라 등도 있다. 좋은 관계를 늘 유지했다. 브라질 팬도 나를 사랑해주셨다.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분이라고 느껴진다. 내일 경기에서 서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 대표팀이 스리백을 시행 중이다. 포백에서 역할과 비교하면?
감독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장단점이 있다. 나 역시 여러 감독을 만나면서 스리백도 해보고 포백도 해봤다. 많은 걸 배웠다. (최전방 또는 윙어와 관련해) 내 포지션에 대해서는 축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인데, 어느 포지션에서도 잘할 수 있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내 위치와 관계 없이 팀에 잘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
- 월드컵 본선 경험이 많은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월드컵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 최소화하려면 디테일도 중요하나 사소한 것도 중요하다. 이런 친선전이나 월드컵에 임하는 자세가 다른데, 아쉬움을 적게 하려면 (친선전부터) 잘 준비해야 하고 더 많이 부딪치면서 싸워야 한다. 실험을 실천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앞으로 소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많은 걸 얻으려면 선수, 코치진의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잠을 못자거나, 원치 않는 상태로 인해 (경기를) 망치는 걸 보기도 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못 보이는 것도 아쉬웠다. 그런 것을 없애기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어린 선수에게 이런 걸 많이 얘기한다. 다만 요즘 어린 친구들이 당돌하고 표현도 잘 하기에 걱정이 줄어드는 것 같다.
- 브라질전에 뛰면 A매치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쓰는데, 공교롭게도 현 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과 차범근 전 감독의 기록을 넘어선다.
15년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옆에 계신 감독님과 더불어 차범근 위원께서도 대표팀이란 자리를 늘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셨다. 태극마크 의미를 잘 받아들였다. 성장하면서 좋은 축구 선수로 만들어주신 것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함께 15년간 뛴 동료, 축구인과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한 역사를 쓴 것에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내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결과도 얻었으면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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