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대상 벌써 확정’ 은퇴 오승환, 트로피 수집 예약…상징성-명분 모두 ‘충분’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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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회, 시상식 3개월 앞두고 오승환 ‘찜’
전설의 퇴장, 기릴 수 있는 무언가 필요
시즌 후 각종 시상식, 오승환도 바쁠 전망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은퇴선수들의 모임 일구회에서 올해 일구대상 수상자를 벌써 발표했다. 주인공은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이다. 시상식이 한참 남았는데 미리 공개. 놀랍다면 놀랍지만, 그리 놀랍지도 않다. 오승환이기 때문이다. 비시즌 트로피 수집 투어도 가능해 보인다.
일구회는 1일 “2025년 일구대상 선정위원회에서 오승환을 수상자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열린다. 시상식 3개월도 더 남은 상황에서 상 받을 사랑을 정했다.

이른 시점이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가 될 것도 없다. 오승환이라면 충분히 받고도 남는다고 봐야 한다. ‘오승환’ 이름 석 자가 주는 무게감이 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했다. 첫 시즌 61경기 99이닝, 10승1패11홀드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찍었다. 시작부터 무시무시했다. 신인왕 수상은 당연했다. 한국시리즈 MVP도 품었다.
시작부터 마무리는 아니었다. 99이닝이 말해주듯 전천후로 뛰었다. 10승에 11홀드까지 있는 이유다. 시즌 도중 마무리로 올라섰다. 16세이브로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이후 질주가 시작됐다. 아시아 최다 신기록인 시즌 47세이브만 두 번 일궜다. 40세이브 이상만 4회다. 세이브 30개는 깔고 들어갔다.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300세이브도 없다. 그야말로 ‘적수가 없는’ 선수다.
해외에서도 위용을 떨쳤다. 일본프로야구(NPB) 한신에서 80세이브, 메이저리그(ML) 세인트루이스-토론토-콜로라도에서 42세이브 기록했다. 그렇게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다.

천하의 오승환도 세월은 막지는 못했다. 2024시즌 후반기부터 크게 흔들렸다. 마무리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올해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31이다. 몸까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세이브 하나만 더 올리면 통산 550세이브가 된다. 오승환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팀이 먼저다. 선수는 물론이고 팬들도 아쉬워한다.

기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다. 가장 화려하게 끝낼 수 있는 게 시상식이다. 사실 오승환이 올시즌 기록을 잘 쓴 것은 아니다. 삼성의 주요 전력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전설의 퇴장’이다. 업적과 상징성 측면이라면 차고 넘친다. 일구회가 일찌감치 ‘찜’한 이유다. 시즌이 끝나면 일구대상 외에도 각종 시상식이 줄을 잇는다. 오승환이 과연 트로피를 몇 개나 수집할 수 있을까. 가장 바쁜 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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