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팬 많아졌다→오지환이 선보인 ‘SNS 품격’…“막말 해도 됩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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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SNS에 도 넘은 막말 계속
선수나 구단 모두 벙어리 냉가슴
오지환 “막말 해도 된다”하자 팬이 “미안하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막말 하셔도 됩니다.”
프로야구선수는 팬의 사랑을 먹고 산다. 팬이 없으면 KBO리그도 없다. 그러나 최근 ‘욱’하는 팬이 늘기는 늘었다. 선수 SNS로 찾아가 막말을 퍼붓는다. LG 오지환(35)이 선보인 대응이 놀랍다. ‘품격’이 여기 있다.
31일 잠실에서 LG와 키움이 붙었다. 키움이 6-5로 이겼다. 9회초 오지환의 실책이 나왔다. 5-5로 맞선 9회초 1사 1,2루 상황. 김태진이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다.
순간적으로 타구와 2루 주자가 겹쳤다. 오지환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실책이다. 2루 주자 송성문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결승 득점이다. 마운드에 있던 유영찬이 비자책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가 끝난 후 화가 난 팬이 오지환 SNS로 달려갔다. DM(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폭언을 퍼부었다. 오지환이 실책 후 ‘주자에 가렸다’는 제스처를 취했는데 이 부분도 포함했다.
오지환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가린 것 맞고, 실수하더라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적었다. 그러자 해당 팬이 “다음 경기부터 열심히 해달라. 막말해서 미안하다”고 답했다.
순간적으로 ‘욱’할 수 있다. 화도 날 수 있다. 그렇다고 선수에게, SNS를 통해 막말과 폭언을 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도 주지 않았다.
최근 삼성 르윈 디아즈를 향해 잘못된 행위를 한 팬이 있었다. 아내를 해치고, 반려견을 독살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디아즈도 분노했다. SNS를 통해 “내 가족에게 해를 끼치려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며 “더이상 참지 않겠다”고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나섰다. “선수 SNS 등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도 넘은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자제해 줄 것을 읍소 드린다”고 했다.
KBO리그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달성했다. 기존 팬에 더해 신규 팬도 늘었다. 이는 곧 ‘화가 난’ 사람도 늘었다는 얘기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팬이 선수 및 가족 SNS로 달려간다. 선수나 구단도 답답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지환이 보여준 대응법은 분명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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