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차 지명 살린 ‘이탈리아어 한 문장’…좌승현, 바닥 찍고 완전히 올라왔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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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두려움 없이 하려고요.”
1차 지명 출신이다. 큰 기대를 모았다. 뭔가 성장이 정체된 감은 있다. 2024년 선발로 전환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올시즌 더 잘할 것이라 했다. 주춤했다. 뜻대로 안 됐다. 우연히 본 이탈리아어 문장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꿨다. 주인공은 삼성 왼손 이승현(23)이다.
이승현은 올시즌 11경기 49이닝, 2승6패,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 중이다. 좋은 수치는 아니다. 대신 최근 두 경기는 10.1이닝 1실점이다. 평균자책점 0.87이 된다.

5월30일 잠실 LG전에서 5.1이닝 4안타 3볼넷 4삼진 1실점 호투했다. 5일 홈 SSG전에서는 5이닝 3안타 무사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역시 호투했다. 이번에는 승리투수도 됐다.
LG전에서는 최고 시속 147㎞까지 뿌렸다. SSG전에서도 시속 144㎞까지 나왔다. 여기에 커브가 춤을 췄다. 낙차 큰 커브에 상대 타자들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모양새. 호투의 최대 원동력이다.

2021년 삼성 1차 지명자다. 데뷔전에서 시속 150㎞ 강속구를 뿌리며 삼성 팬을 설레게 했다. 이후 허리 부상 등으로 구속이 제법 빠졌다. 선발로 전환하면서 평균 구속은 조금 더 내려왔다. 그러나 스피드가 전부가 아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다.
이승현은 “세게 던지려 한다. 그러면서 조금 더 밸런스가 잡힌 것 같다. 최일언 코치님을 비롯해 코치님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개인적으로 잡아주신다. 그러면서 잘된 것 같다. 나도 기분 좋다”며 웃었다.
이어 “운동할 때 선수들끼리 얘기하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알려준다. 쉐도우 피칭도 많이 했다. (배)찬승이도 그렇고, (황)동재 형, (이)승민이 형 등 여러 선수들이 모여서 운동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계속 못하다가 한 번 잘하는 흐름이 계속됐다. 묵묵히 훈련했다. 계기도 있었다. “인터넷으로 영상을 보다가 ‘마이 파우라(mai paura)’라는 이탈리아어 문장을 봤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더라”고 짚었다.
이어 “이탈리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쓰는 말이라 했다. 그 말을 많이 생각한다. ‘맞는 거에 두려워하지 말자’고 되뇐다. 그냥 내 공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창 못할 때는, 사실 야구장 나오기 싫었다. 그 정도였다. 생각도 많았다. 결국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더라. 내가 못 하면 안 된다. 내가 안 하면 또 답이 없지 않나. 그래서 계속 훈련하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아리엘 후라도-원태인 두 명은 확실하다. 리그 최고 수준의 ‘원투펀치’다. 다른 쪽이 아쉽다. 데니 레예스는 들쑥날쑥하고, 최원태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현이 바닥을 찍고 올라왔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두려움 없이 간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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