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특급’ 김혜성 감격의 월드시리즈 우승 ‘한국인 야수 1호+데뷔 시즌 영광’ 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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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11회 접전 끝 토론토 제압
역대 5번째 7차전·25년 만의 2연패
김혜성 11회 대수비 월드시리즈 데뷔
KBO리그서 못한 우승 최고무대서 이뤄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LA다저스가 짜릿한 뒤집기로 2연속시즌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환희의 순간, 김혜성(29)도 그라운드 위에 서 있었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초 터진 윌 스미스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5-4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9회초 1사 후 미겔 로하스가 토론토 마무리 제프 호프먼에게 솔로 홈런을 빼앗아내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막아내며 2연속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4-4로 맞선 11회초 2사 후 토론토 셰인 비버가 던진 슬라이더가 승부를 갈랐다. 스미스는 한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펜스 뒤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한껏 포효했다.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2.1이닝 5안타 3실점으로 조기강판했지만, 일본인 동료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9회 1사부터 경기 끝까지 2.2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 승리투수가 됐다.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 7경기에서 3승을 따내 다저스 마운드에 새로운 ‘가을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한 다저스는 통산 9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2년 연속 차지한 건 뉴욕 양키스(1998~2000년) 이후 25년 만이다. 월드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진 건 2016년 ‘염소의 저주’를 깬 시카고 컵스 이후 9년 만이자 ML 역사상 다섯번째다.

ML 진출 첫 해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혜성특급’ 김혜성은 11회말 2루수로 교체출전해 역사의 순간을 함께했다. 긴 기다림 뒤 찾아온 영광은 ‘우승 환희’였다.
이날 경기 출전으로 김혜성도 당당히 ‘월드시리즈 출전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빅리거 중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김혜성이 처음이다. 그것도 ML 진출 첫해에 얻은 값진 성과.
KBO리그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우승을 ‘야구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ML에서 따내 한국 야구사에도 굵직한 이정표를 새겼다.

참고로 ML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김병현(2001, 2004년)이 유일하다. ML 진출 3년 째인 2001년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로 한국인 빅리거 1호 월드시리즈 우승 금자탑을 쌓았고, 보스턴 우승 때도 함께했다.
‘선구자’격인 김병현을 넘어 ‘한국인 1호 야수 빅리거’이자 ‘ML 데뷔시즌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김혜성이 잡은 셈이다.

올해 3+2년 최대 2200만달러에 다저스를 선택한 김혜성은 “경쟁하는 것은 어느 팀이든 마찬가지다. 이왕이면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싶다. 경쟁에서 이기면, 월드시리즈 우승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이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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