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이 털어놓은 ‘4차전 대역전극’ 뒷얘기, “경기 도중 감독님이 미팅을…”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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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 경기 중 미팅 소집
“잘하고 있다. 웃으며 가자”
구자욱 “선수단에 큰 울림”
대역전극 쓰며 최종 5차전까지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삼성이 극적 반전을 만들었다. 지는 경기처럼 보였다. 뒤집었다. ‘이게 되네?’ 싶다. 원동력이 있었다. ‘캡틴’ 구자욱(32)이 공개했다.
삼성 선수단과 구단, 팬들에게 22일은 기억에 오래 남을 하루다. 2025 KBO 플레이오프(PO) 4차전. 0-4로 뒤지다 4-4를 만들더니, 7-4로 이겼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펄펄 끓었다.
분기점이 있다. 5회다. 5회까지는 타선이 침묵했고, 에이스는 흔들렸다. 완전한 한화 페이스다. 6회부터 다른 팀이다. 김영웅이 6회말 동점 스리런, 7회말 역전 3점포를 잇달아 터뜨렸다. 한화는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한 경기 내에서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확’ 바뀌기 쉽지 않다. ‘계기’가 있다. 팀 내에서 나왔다. 박진만 감독이 직접 움직였다.
구자욱은 “5회 끝나고 감독님이 미팅을 소집하셨다. ‘너희 너무 잘하고 있다. 지고 있지만, 더 밝게 웃으면서 하자’고 하셨다. 또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다. 끝까지 웃음 잃지 말고 하자’고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다음 이닝에 바로 결과가 나왔다. 감독님 미팅이 선수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선수들 모두 힘을 얻었다. 덕분에 진짜 명경기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자신도 주장으로서 힘을 보탰다. “(양)도근이가 인상 쓰고 있더라. 그래서 ‘웃으면서 하자’고 했다”며 웃은 후 “6회말 (김)지찬이가 3루타 치면서 바로 분위기 띄웠다. 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다시 컨디션 올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닝과 이닝 사이 짧은 시간이다. 많은 얘기를 할 여건도 안 된다. 박 감독이 짧고 굵게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어느 팀이나 목표는 우승이다. 특히 삼성은 2024시즌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아쉬운 준우승. 2025년 당연히 정상을 노렸으나, 정규시즌 부침이 있었다.
그래도 4위에 자리했고, 와일드카드(WC)-준플레이오프(준PO)를 거쳐 PO까지 왔다. 여기도 최종 5차전까지 끌고 왔다. 한국시리즈(KS)까지 간다면, 2021년 두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WC에서 시작해 KS까지 오르는 팀이 된다. 완전히 기세가 올랐고, 못할 것도 없다.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룬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감독이 직접 나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선수단을 깨웠다. 결과는 승리다. 그렇게 삼성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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