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멀티히트’ 김혜성, 부상 복귀전서 ‘치고 달리고’ 다저스 흔든 ‘美친 존재감’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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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또 터졌다. 이쯤 되면 ‘타격 기계’다. 단순한 하위타선의 조연이 아니다. 공격의 시동을 거는 ‘키’이자, 분위기를 바꾸는 핵심 카드다. LA 다저스 김혜성(26) 얘기다. 부상 복귀전에서 또 멀티히트에 도루까지 곁들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혜성은 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경기에서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411, OPS(출루율+장타율)는 0.995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 뉴욕 메츠전에서 파울 타구에 왼쪽 발목을 맞은 뒤 3경기를 결장했던 김혜성은 복귀하자마자 멀티히트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KBO리그 MVP 출신 에릭 페디(32)와 맞대결에서 나온 중전안타와 도루는 ‘진화한 김혜성’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페디는 5.1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김혜성만큼은 쉽게 막지 못했다.

첫 승부에서는 페디가 웃었다. 3회초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러나 두 번째 대결에서는 김혜성이 통쾌한 ‘안타’를 만들었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7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쐈다. 재빠른 스타트로 도루까지 성공하며 무사 2루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김혜성이 다저스 공격 흐름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게다가 ML 진출 후 도루 성공률 100%(6/6). 명실상부 다저스의 ‘엔진’으로 떠올랐다.
후속타가 없는 게 문제다. 김혜성이 홀로 무사 2루 찬스를 만들었는데 오타니 쇼헤이-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결국 다저스는 1-2로 패했다. 그래도 김혜성의 존재감은 더욱 또렷해졌다.
이날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6이닝 4안타 2볼넷 9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노디시전. 타선 침묵이 뼈아팠다.

그러나 김혜성만큼은 달랐다. 부상 복귀 후 곧장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회복했다.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그의 존재는 이제 다저스에게 없어선 안 될 퍼즐 조각이 됐다. 김혜성의 장점은 ‘기복 없는’ 플레이다. 출루율이 높고, 루상에서의 움직임이 빠르면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준다. ‘리드오프형 9번 타자’로서 상위 타선을 받치는 허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더욱이 오타니-베츠-프리먼이라는 초호화 타선을 보유한 다저스로선 김혜성처럼 하위에서 끊기지 않는 연결고리가 절실한 상황. 김혜성이 현재의 퍼포먼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중반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
조용히 올라와 강하게 자리 잡았다. 김혜성은 단순히 ‘코리안 빅리거’를 넘어 다저스의 ‘엔진’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저스가 선택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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