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ERA ‘0’→드디어 78억원 ‘돈값’하는 엄상백, 달감독도 흡족 “아주 만족하며 투구 보고 있어”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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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 9월 들어 ERA 0 기록 중
‘FA 부담’ 떨쳐낸 모습, 김경문 감독 ‘신뢰’ 역시 보답 중
김경문 감독 “매우 흡족하게 엄상백 투구 지켜본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드디어 제값을 한다. 한화 엄상백(29)이 시즌 내내 이어진 부진을 딛고 ‘반전’을 일궈냈다. 9월 들어 등판한 7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월간 평균자책점(ERA) 0.00이다. 김경문(67) 감독도 “최근 투구를 아주 만족하며 보고 있다”고 했다.
엄상백은 지난해 스토브리그 최대어였다. 한화는 마운드 강화를 위해 프리에이전트(FA) 총액 78억원을 투자했다. 영입 당시 “팀의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을 자원을 영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개막 이후 내내 불안정한 모습이었다. 4월 ERA 5.82, 5월 7.47로 무너졌다. 여름에도 반전은 없었다. 6월 5.95, 7월 9.49, 8월 54.00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냈다. 선발로도, 불펜으로도 제 역할을 못 했다. ‘실패한 FA’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김경문 감독은 끝까지 엄상백을 믿었다. “첫 FA 시즌은 누구나 부담이 크다. 본인 스스로 짐을 내려놓으면 충분히 잘할 선수다.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화는 엄상백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꾸준히 1군 불펜에서 기회를 줬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감독의 신뢰는 변함없었다. ‘언젠가 잘하겠지’라는 믿음을 밀어붙였다.
9월, 마침내 반전이다. 이달 들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다. 제구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볼넷이 줄었고,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가 살아났다. 자신감을 되찾자, 투구 내용이 달라진 셈이다. 최근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에 김 감독이 주저 없이 엄상백을 불러낸다. 이제는 확실히 믿음에 보답하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최근 엄상백의 투구를 아주 흡족하게 보고 있다. 불펜들이 시즌 막판이라 피로도가 쌓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엄상백이 힘을 내주는 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팀 전체적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팀 상황과 맞물린 반전이라 더 값지다. 한화는 현재 LG를 뒤쫓는다. 1위 추격에 사활을 걸었다. 더구나 불펜 소모가 많은 가을야구다. 확실한 카드 등장이다. 팀에 큰 힘이 된다.
이제 남은 건 이 흐름을 시즌 끝까지 이어가는 것. 한화가 1위를 탈환하려면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는 불펜 역시 필요하다. 이 역할을 엄상백이 해낸다. 김 감독도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엄상백이 지금처럼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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