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왕조를 넘는다” KT, 사상 첫 롤드컵 결승…왕조 T1에 도전장 [SS롤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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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젠지 꺾고 창단 첫 롤드컵 결승행
결승 상대는 ‘이통사 라이벌’ T1
결승 압박감 견뎌내는 것이 승패 관건
고동빈 감독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스포츠서울 | 상하이=김민규 기자] KT 롤스터가 마침내 해냈다. 창단 첫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 무대에 올랐다. ‘비디디’ 곽보성, ‘커즈’ 문우찬, ‘덕담’ 서대길로 이어지는 핵심 라인은 젠지를 무너뜨리며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궈냈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왕좌’다.
KT를 이끄는 고동빈 감독은 결승을 앞두고 담담하면서도 단단했다. 스포츠서울과 연락이 닿은 고 감독은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결승전은 처음이다. 선수들이 긴 여정을 잘 버텨왔다”며 “좋은 기회인 만큼 최대한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 줄의 각오에는 그동안 쌓인 모든 무게가 담겼다.

결승전이 처음인 건 감독만이 아니다. ‘비디디’ 곽보성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우승하고 돌아가겠다”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커즈’ 문우찬 역시 “최선을 다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도전자’의 불안보다 ‘기회의 문을 연 자’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KT는 지난 1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롤드컵 4강에서 세계 파워랭킹 1위 젠지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하고 결승행을 확정했다. 그동안 수차례 젠지에 막혔던 KT가 ‘난적의 벽’을 완전히 무너뜨린 순간이다.

KT의 결승 상대는 다름 아닌 T1이다. 오는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스포츠 파크에서 열리는 결승전은 단순한 경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SK텔레콤(T1)과 KT,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이동통신사가 롤드컵에서 맞붙는 최초의 결승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통사 2차 대전’이다.T1은 8강에서 애니원즈 레전드(AL), 4강에서 탑e스포츠(TES)를 차례로 꺾으며 LPL을 상대로 롤드컵 다전제 13연승을 이어갔다.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한 완벽한 조합과 경기 밸런스, 왕조다운 기세가 매섭다.

반면 KT는 ‘비디디’의 폭발적인 캐리력과 ‘커즈’의 노련한 운영, 팀 전체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젠지를 잡아냈다.
KT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게를 견디는 힘’이다. 처음 밟는 롤드컵 결승 무대, 그리고 상대는 T1.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무게를 견뎌낸다면, 다음엔 ‘월드 챔피언’이란 이름이 기다린다. KT의 여정은 이미 하나의 서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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