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14팀 체제 변화는 괜찮지만…심판 수준 안 올리고 경기 수 늘리면 브랜드 가치 더 떨어진다[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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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K리그1 팀 수를 늘리는 건 괜찮다. 다만 경기 수가 많아지면 심판 판정 논란은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부 리그인 K리그1을 14팀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서울 한양대에서 K리그 주요 현안 공청회를 열고 팀 수 조정에 관한 논의도 벌였다.
지금 K리그1의 강등 시스템은 다소 기형적이다. 12팀 중 무려 3팀이 강등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20팀 중 3팀이 2부 리그로 떨어진다.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도 마찬가지다. 강등 확률이 25%에 달하는 리그는 전 세계에서 K리그가 거의 유일하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팀이 생존이라는 올무에 갇혀 보수적인 방식으로 팀을 운영한다. 미래를 보기보다 당장 한 경기에서 승리하는 게 목표가 된다. 생존 경쟁이 너무 타이트해 감독 수명은 파리 목숨으로 전락했다. K리그는 이제 ‘감독의 무덤’이 됐다. 현장에서 팀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사실 14팀 중 3팀이 강등되는 것도 국제 기준에서 벗어나지만 그나마 숨통이 트이려면 두 팀이라도 늘리는 게 나아 보인다. 팀 수가 늘어나는 건 여러 긍정 효과를 부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제는 경기 수다. 팀 수가 늘어나 경기 수까지 많아지면 지금 K리그에서 가장 큰 화두인 심판 판정 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K리그는 심판 수준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2부 리그 판정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상상 이상의 오심을 남발하고 프로 수준에 맞지 않는 운영으로 빈축을 사는 일이 허다하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경기 수의 증가다. 2021년 K리그2는 10팀 체제로 한 시즌간 총 180경기를 소화했다. 4년이 지난 현재 K리그2는 14팀이 총 273경기를 치른다. 경기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다 보니 준비 안 된 심판도 투입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2부 리그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 그나마 작고 미미한 오심은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1부 리그는 다르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무대라 심판 운영이 더 중요하다. 비슷한 오심이어도 1부 리그에서 하면 더 크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심판 업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1부 리그 경기 수가 늘어나 2부 리그에서 뛰던 심판이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게 가장 걱정되는 시나리오”라면서 “역량이 부족한 심판이 1부로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 1~2년 내로 K리그 심판 역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까? 굉장히 회의적이다. 연맹은 그 부분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올해 K리그에서는 우승 경쟁, 스타 플레이어의 비상 등에 비해 심판 판정 관련 이슈가 더 큰 키워드로 두드러졌다. 이미지, 브랜드 가치 훼손이 불가피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심판 인프라를 고려한 경기 수를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심판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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