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외국인 원투펀치 찾습니다’ 믿었던 폰세마저 와르르…가을야구 새가슴 아니되오 [SS시선집중]

본문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올시즌 유독 도드라진 ‘투고타저’ 흐름 속 외국인 투수들이 세부 지표 상위권을 꿰차며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정작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맥을 못 추는 탓에 각 팀의 손익 계산까지 꼬인 모양새다.
현재 KBO리그는 가을 축제로 떠들썩하다. 와일드카드(WC)를 거쳐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까지 이른 가운데, ‘외국인 원투펀치’가 자취를 감췄다. 정규시즌에서는 이들에 가려 토종 에이스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았는데, 포스트시즌(PS)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됐다.
야구는 변수가 많은 스포츠다. 에이스일지언정, 매 경기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순 없다. PS만 보더라도 정규시즌을 상위권에서 마친 팀에는 휴식일이 부여되지만, 실전 감각 등 여러 리스크를 동반한다. 다만, 모든 걸 상황 탓으로 미루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수에게 멘탈 및 체력 관리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 중 하나다.


무엇보다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 1,2선발의 부진은 ‘치명타’다.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 각각 1·2위를 기록한 SSG와 한화가 이 ‘기현상’에 첫 제물이 될지 상상이나 했을까. 먼저 고배를 마신 건 SSG다. 간판 드류 앤더슨의 등판이 컨디션 난조로 미뤄지면서 로테이션 구상이 꼬였고,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타격감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만큼 ‘믿을 구석’은 마운드였는데, 그마저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단기전일수록 선발의 호투가 중요하다. 적어도 5~6이닝은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이 됐다. 미치 화이트가 2이닝 3실점으로 고개를 떨궜고, 뒤늦게 합류한 앤더슨 역시 3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서는 모두 패했고, 김건우가 깜짝 선발로 나선 2차전에서는 승리했다. 여기에 부진을 털고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김광현까지 포함하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패착이었다. 결과론적이지만, 선발의 조기 강판만 없었다면 필승조 이로운의 4연투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를 보유한 한화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정규시즌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를 찍은 폰세마저 PO에서 무너졌다. 팀의 승리 덕분에 패전투수는 면했으나,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고전했다. 이날 채은성 역시 “1선발이 무너지는 건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설상가상 라이언 와이스도 4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당했다.
가장 강력한 카드가 무너진 만큼 충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격이다. 남다른 투수력으로 군림한 투수들의 때아닌 부진에 울상인 팀이 늘어나고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