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압도한 경기력에도 패배, ‘내 탓이오’ 정경호 감독의 반성…ACL 앞두고 비싼 수업료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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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코리아컵 2차전서 전북 압도하며 우수한 경기 선보여
추가시간 2실점으로 역전패 아쉬움
ACLE 앞두고 큰 교훈 얻은 정경호 감독

[스포츠서울 | 강릉=정다워 기자] “우리 선수들은 환상적이었다. 감독이 부족했다.”
강원FC 정경호 감독은 27일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코리아컵 4강 2차전에서 1-2 패배한 뒤 패인으로 ‘자신’을 꼽았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 준비한 대로 잘 이뤄진 경기였다”라면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지켜야 했는데 내가 부족했다. 선수들은 최고였고, 감독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은 경기력에서 전북을 압도했다. 특히 전반전에는 거의 원사이드 게임으로 진행됐다. 강원의 유기적이면서 속도감 넘치는 압박에 전북은 힘을 쓰지 못했다. 하프라인도 거의 넘지 못할 정도로 고전했다. 반면 강원은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기회를 창출하며 득점을 노렸다. 실제로 전반 23분 김대원이 득점했지만, 앞선 장면에서 반칙이 확인되어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8분에는 김대원의 페널티킥으로 득점하며 앞서기도 했다.
플랜A로는 강원이 전북을 완벽하게 제압했지만, ‘체급’ 차이는 극복하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중반 교체 카드 4장을 활용해 공격 모드로 돌아섰고, 강원은 추가시간에만 2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구단 역사상 첫 코리아컵 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패배하긴 했지만, 희망도 발견한 경기였다. 스리백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전북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경기력을 통해 향후 K리그1,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의 선전도 기대하게 했다. 지금 흐름이면 우려보다 기대되는 강원이다.
무엇보다 이 경기 패배는 정 감독에게 좋은 ‘레슨’이 됐다. 정 감독은 경기를 복기하며 교체 카드 활용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수한 게임 모델을 만들어 적용하고, 경기에서 상대를 괴롭혔지만 순간적인 결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패한 것은 감독으로서 부족함을 느낀다. 예민하게 들여다보고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돌아봤다.
강원은 첫 ACLE 무대를 앞두고 있다. 구단도, 사령탑 1년 차인 정 감독도 낯선 대회다. 중국과 일본, 호주 등을 오가는 강행군 속 국제 경기를 치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판 승부인 코리아컵에서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너무 잘한 경기에서 패배, 탈락해 쓰리지만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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