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고 했다…임지열도 잘했다” 꽃감독이 돌아본 박정우 ‘9회말 주루사’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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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강윤식 기자] “눈치 보고 다니는데, 힘내라고 말했다.”
2-10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기어코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마지막 9회말 공격. 대주자로 나선 박정우(27)의 아쉬운 주루사가 나왔다. 동점을 만들 기회였는데,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그래도 사령탑은 제자를 감쌌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박정우에 관해 “눈치 보고 다닌다”며 웃었다. 이어 “다음에 경기를 이겨줄 상황이 있을 거니까 힘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랬다. 전날 광주 키움전 9회말 1사 만루 김태군 타석. 2루에 있던 최형우를 대신해 박정우가 대주자로 들어왔다. 희생플라이 하나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8점 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뒤집는 ‘대역전극’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김태군이 타격했다. 잘 맞은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이걸 상대 좌익수 임지열이 잡아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박정우가 이 타구를 안타로 착각했다. 3루를 향해 뛰던 박정우는 뒤늦게 2루로 귀루했지만, 때는 늦었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가며 10-11 KIA의 패배로 끝났다.

이 감독은 “워낙 잘 맞은 타구여서 본능적으로 안타라고 생각한 것 같다. 홈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도 컸던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박정우를 향한 쓴소리를 남기기보다는 상대 플레이를 칭찬했다. “보통은 홈으로 던지는 상황인데, 2루주자가 많이 나온 걸 봤다는 부분에서 임지열이 잘한 것 같다. (박)정우가 실수한 부분도 물론 있지만, 임지열이 그 상황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잘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경기다. 초반부터 크게 밀리던 경기를 거의 다 따라잡았는데, 마지막에 허무하게 패했다. 그래도 이 감독은 “지나간 경기”라고 정리했다. 지난 경기에 연연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이제는 정규시즌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경기를 잘 치르는 게 중요하다.
단독 선두 LG를 잡는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LG와 주말 3연전 첫 경기 승리를 위해 KIA는 박찬호(유격수)-김호령(중견수)-김선빈(2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패트릭 위즈덤(1루수)-김석환(좌익수)-김태군(포수)-박민(3루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이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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