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병장의 붕대투혼…‘선발 원기종’ 배고프고 간절하다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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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축구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듣는 말년 병장이지만 누구보다 간절함을 품고 있다. ‘군 팀’ 김천 상무에서 올 10월 전역 예정인 공격수 원기종(29)이다.
스포츠서울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Player Of The Round)’에 원기종을 선정했다.
원기종은 지난 1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9분 이승원의 컷백 때 왼발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팀이 3-2로 앞선 후반 초반 문전에서 투쟁심을 바탕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이동경의 쐐기포를 끌어냈다.
원기종이 포문을 연 김천은 이날 무려 6골을 쏟아내며 3년5개월여 만에 서울을 제압,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공격포인트로만 놓고 보면 1골1도움을 기록한 맹성웅, 이동경이 더 빛났다. 그러나 원기종은 득점 뿐 아니라 그라운드 곳곳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의 엔진 구실을 했다. 후반 22분엔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상대 풀백 박수일의 발에 이마를 다쳤는데, 붕대를 감고 8분 더 뛰었다.
2018년 K리그2 서울이랜드를 시작으로 프로 8년 차를 맞이한 원기종이나 이제 갓 발들인 새내기처럼 모든 걸 쏟아냈다. 경기 직후 그의 이마엔 진한 상처가 남았다. 그럼에도 싱글벙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원기종은 여전히 배고프고 간절하다. 서울이랜드(2018~2020), 대전하나시티즌(2021)를 거쳐 경남FC에서 뛰다가 지난해 입대한 원기종은 프로 커리어 내내 주로 조커 역할을 맡았다. 한 시즌 가장 많은 34경기를 뛴 2023년 경남에서도 선발로 뛴 건 23회다. 김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시즌 14경기를 뛰었는데 선발로 뛴 건 서울전까지 4회에 불과하다. ‘슈퍼 서브’라는 애칭이 따랐지만 내심 반쪽짜리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말년 병장이지만 전역 전 사력을 다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원기종은 “이전까지 선발 기회가 왔을 때 스스로 안일했다. 경기를 못해도 오랜만에 (선발로) 뛰어서 괜찮다고 여겼다. 핑계였다”며 “서울전은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이번에도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선발) 기회가 온다면 오늘보다 더 나은 활약을 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남다른 동기 부여로 군 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과 함께 하는 것도 행운이다. 그는 “감독께서는 선수 멘탈 등을 굉장히 잘 관리하신다. 경기에서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 주신다”며 신뢰를 보였다.
원기종은 김천을 통해 K리그1을 처음 경험했다. 그는 “1부 리그는 선수 개인 능력이 (2부보다) 좋다. 재미있다”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잘해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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