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출루율 코앞’ 박성한이 차린 밥상 어때요? 사령탑 마음에 쏙 든 이유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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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박)성한이가 우리 팀에서 가장 적합한 1번 타자다.”
흔히 1번 타자라고 하면 발이 빠른 선수를 떠올린다. SSG의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로 변신한 박성한(27)은 빠른 발 대신 정확한 콘택트와 높은 출루율로 밥상을 차린다.

최근 부상을 딛고 복귀한 박성한은 올시즌 9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5, 5홈런 30타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377, OPS 0.766의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타율 1할로 부침을 겪었지만, 6월부터 꾸준히 3할을 유지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400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단순히 공을 잘 보는 것을 넘어 4할에 가까운 높은 출루율을 자랑한다. 볼넷도 63개로 리그 상위권이다. 서서히 타격감도 올라오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나, 출루 능력이 특히나 빼어나다. 이숭용 감독 역시 이 점을 높이 샀다.

“발이 빠른 게 가장 좋은 건 맞다”라고 운을 뗀 이 감독은 “우리 팀에서는 성한이가 1번 타자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성한이를 기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포지션을 받아들인 것은 물론, 게임을 치르면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니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키움전에서 2-0으로 앞선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7회말에는 볼넷을 골라 나가며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박성한은 1안타 1득점으로 팀의 3-1 승리에 힘을 실었다.

이 감독의 판단에는 명확한 이유가 뒷받침한다. 시즌 전에는 최지훈-정준재 테이블세터를 고려했다고 밝힌 그는 “지훈이는 1번 타자로서 퍼포먼스가 올라오지 않았다”며 “지훈이도 살리고, 팀도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 팀 내 출루율이 가장 높은 성한이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반 타율은 아쉽지만, 7월에는 0.385를 기록했다”면서 “본래 좋은 눈을 가진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다만,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유격수라는 부담이 있다”며 “그런데 이종범 선배를 보면 유격수로 뛰면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않았나. 이 부분에 있어서 성한이에게 (1번 타자로 활약하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걸 더 펼칠 수 있을 거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순수 확률을 바탕으로 박성한을 1번 타자로 낙점했다고 재차 강조하며 “원체 공을 잘 보는 선수 아닌가. 출루율도 순수 확률로 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성한이가 우리 팀에서 1번 타자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짚었다.
15일 현재 SSG는 리그 4위(54승4무50패, 승률 0.519)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성한의 밥상 차리기는 SSG의 가을야구 향방을 가를 승부수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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