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결전 치르는 ‘아이언터틀’ 박준용, 알리스케로프 꺾고 랭킹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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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아이언 터틀’ 박준용이 UFC 통산 10승째에 도전하며 한국 격투기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맞았다.
박준용(19승 6패)은 10월 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섬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321: 아스피날 vs 간’에서 컴뱃 삼보 세계 챔피언 이크람 알리스케로프(16승 2패)와 미들급 대결을 펼친다.
이번에 승리하면 ‘스턴건’ 김동현의 13승에 이어 한국 선수 두 번째로 UFC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상대 알리스케로프는 세계 아마추어 삼보 연맹 주최 컴뱃삼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3차례 우승을 차지한 강자로, 2022년 9월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를 통해 UFC와 계약해 현재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알리스케로프는 세 명의 UFC 선수를 타격으로 피니시했으며, 오직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와 함자트 치마예프에게만 패했다.
박준용은 강자 알리스케로프와의 대결 제안을 즉시 수락하며 “격투기는 센 선수들이랑 붙어보려고 시작했다. 상대 봐가면서 싸울 거면 애초에 UFC에 안 갔다”고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박준용은 알리스케로프에 대해 “화력이 강하고, 레슬링과 타격도 수준급인 랭킹 10위 수준의 선수로, 내가 랭커급인지 아닌지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승리의 열쇠는 박준용 특유의 진흙탕 싸움이다.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압박해 체력을 고갈시키며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 것이 박준용의 전략이다.
박준용은 “알리스케로프처럼 기술적으로 싸우는 선수에겐 계속 들어가서 꼬이게 만들어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내 게임플랜으로 알리스케로프를 끌고 오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준용은 현재 UFC 8승 3패(통산 18승 6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까지 7연승을 거두며 UFC 진출에 성공했다.
이 기간 동안 PFL 토너먼트 준우승자 레이 쿠퍼 3세, 글렌 스파브 등 강자들을 제압했다.
지난 2024년 10월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UFC 미들급 최다출전(25회) 기록을 가진 베테랑 브래드 타바레스를 스플릿 판정으로 꺾고 승리를 자축하며 봉산탈춤 세리머니를 선보여 화제를 일으켰다.
2023년에는 알베르트 두라예프를 2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하며 한국인 선수 최다인 UFC 4연승을 달성했다.
현재 비공식 랭킹으로 UFC 20~25위권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 알리스케로프에게 승리를 거둘 경우 15위권 랭킹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음은 결전을 앞둔 박준용과의 일문일답
-이크람 알리스케로프 오퍼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계약서에 사인하자마자 바로 발표됐다. 지난 경기에서 눈 부상을 입어서 출전정지를 두 달 받았는데, 한 달 뒤에 바로 아부다비 경기 제안이 왔다. 생각보다 시합을 빨리 준다고 생각 들었다. 상대가 이크람 알리스케로프라고 하길래 바로 수락했다. (반칙 니킥으로 인한 부상은) 각막이 살짝 찢어진 거 빼고는 괜찮다. 자연 치유밖에 방법이 없어서 따로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크람 알리스케로프는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화력이 강하고, 레슬링과 타격도 수준급이다. 랭커는 아니지만 랭커급의 선수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선수다. 실질적으로 랭킹 10위 정도의 실력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제 UFC란 단체에 적응했으니까 내 실력이 랭커급인지 아닌지를 시험하는 무대라고 본다.
-세계 컴뱃삼보 선수권 대회 3회 챔피언 출신이다. 함자트 치마예프와의 경기에서도 보다시피 테이크다운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플링 실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그냥 그쪽 동네(다게스탄) 선수들은 다 잘한다.
-타격은 강하지만 역으로 본인이 타격에 피니시되기도 한다. 턱이 강한 편은 아닌 거 같은데 그래플링보단 타격에서 틈이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진 경기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는다. 경기는 상대성이 있는 거다. 절대 그런 걸로 상대방 실력을 평가하면 안 된다. 그러다 큰 코 다친다. 알리스케로프는 굉장히 수준 높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현재 8위~15위 선수들은 알리스케로프가 다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랭커들도 이크람과의 시합을 많이 피한다고 알고 있다. 내가 알리스케로프와 싸울 수 있단 건 그만큼 내 실력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알리스케로프는 3라운드를 전부 채워서 싸운 경험이 거의 없다. 이번에도 끈적끈적한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갈 건가?
내 장점이다. 알리스케로프처럼 기술적으로 싸우는 선수들은 상대가 똑같이 기술적으로 싸우면 편함을 느낀다. 기술적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먼저 압박하면서, 계속 더 들어갈 때 이런 선수들이 뭔가 꼬이면 그때부터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내가 항상 원하는 게임 플랜으로 알리스케로프를 끌고 와야 한다.
-한국에도 컴뱃 삼보 세계 챔피언 고석현이 있다. 경기 전 고석현과 훈련할 생각도 있는가?
(고)석현이는 왼손잡이고, 유도가 출신이어서 같은 컴뱃 삼보 챔피언이어도 알리스케로프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선수다. 알리스케로프는 좀 더 공격적이고, 고석현은 좀 더 방어적이다. 당연히 기회가 있으면 같이 훈련하겠지만 알리스케로프 대비로는 스타일이 잘 안 맞는다.
-모든 파이터들이 꺼리는 러시아 출신 선수와 7번째 싸운다. 전혀 대진을 가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격투기는 센 선수들이랑 붙어보려고 시작한 거다. 상대 봐가면서 싸울 거면 애초에 UFC에 안 갔다.
-지난번에 중동에서 싸웠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가 걱정돼 반칙을 당했음에도 경기 속행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이슬람교 신자를 상대로 하는 중동 경기인데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
또 악당인가? UFC 가기 전부터 나는 항상 상대방 홈에서 악당 역할로 시합에 출전했다. 응원을 받고 싸우면 오히려 더 어색한 거 같다. 맨날 상대방 홈에서 싸워왔으니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최근 최홍만 선수가 한국 역대 최강이라고 평가했던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역대 최강이 최홍만 선수라면 본인은 몇 위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최)홍만이 형한테 인사를 드리기도 했는데, 나는 홍만이 형 팬이다. 아예 격투기 모르던 시절, 수영할 때 밥샙이랑 싸우는 걸 봤다. 홍만이 형은 내게는 스타다. 단순히 헤비급 최강이 아니라, 전성기 홍만이 형은 한국에서 아무도 못 이길 거 같다. 내가 (정)다운이랑 (김)동현이 형이랑 더 친하지만 냉정하게 앞에서 얘기할 수 있다. 홍만이 형을 이기려면 고릴라 데리고 와야 된다.
-본인은 역대 한국 몇 위 정도라고 생각하나?
한 열 손가락 안엔 들지 않을까 싶다. 종합격투기(MMA)로만 봤을 때 그렇다. 강자들이 엄청 많다. 임현규 형, 양동이 형, (김)동현이 형, (정)다운이. 최무배 형님 등 강자가 즐비하다. 또한 각자 상성을 무시 못 한다. 역대 최강을 얘기하면 한도 끝도 없다. 이런 건 언제 소주 마시면서 얘기해야 될 거 같다.
-마지막으로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나,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내가 알리스케로프한테는 안 될 거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항상 이런 말을 들어 왔다. 그러니까 상관없다. 이런 재미로 격투기 하는 거다. 악당 출현이다. 슬램덩크 보셨나? (만화 슬램덩크에서 전국 최강이자 최고의 인기팀 산왕전을 앞두고 변방의 다크호스인 주인공 소속팀 북산에서 나온 대사다.) ‘악당 출현’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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