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안타에도 담담한’ 타격기계, 왜 김경문 감독에게 “감사하다” 했을까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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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하다.”
LG ‘타격기계’ 김현수(37)가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KBO리그 역대 4호 ‘2500안타’ 주인공이다. 팀 승리 발판이 되는 결정적인 2루타로 장식했다. 그리고 반대편 더그아웃에 있는 한화 김경문(67) 감독을 언급했다.
김현수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 주말 시리즈 첫 번째 경기에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덕분에 LG도 2-1로 이겼다.

이날 성적을 더해 김현수는 올시즌 106경기, 타율 0.308, 9홈런 71타점, OPS 0.834를 기록하게 됐다. 시즌 안타수는 112개다. 이미 16년 연속 100안타로 이 부문 공동 1위다.
그리고 통산 2500번째 안타를 생산했다. 경기 전까지 2497안타였다. 딱 3개 남았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다. 한 경기 3안타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였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4회말 중전안타, 6회말 중전안타 때렸다. 그렇게 2499안타다. 8회말 땅볼에 그치면서 더 기회가 없을 듯했다. 경기가 연장으로 가면서 다시 타석이 돌아왔다.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우중간 2루타를 때렸다. 대주자 손용준으로 교체됐다.
이로써 김현수는 역대 네 번째 2500안타를 때린 선수가 됐다. 손아섭(2584)-최형우(2552)-박용택(2504)에 이어 네 번째다. 그야말로 대기록을 썼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원래 2496안타 상태였다. 지난 3일 삼성전 유격수 실책이 하나 나왔는데, 이게 안타로 정정되면서 2597안타가 됐다. 4개와 3개는 느낌이 다르다.

정작 김현수는 담담했다. “기록은 생각 안 했다. 2500안타 기록은 듣기는 했다. ‘언젠가는 되겠지’ 생각했다. 빨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기는 했다. 사람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냥 오늘은 승리에 만족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10회에 김서현 선수가 요즘 볼이 많다고 해서 공을 좀 보려고 했다. 볼이 없더라. 그래서 공격적으로 쳤다. 체인지업이 정말 좋았다. 파울을 치면서 공을 많이 봤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때릴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2499안타 상태에서 10회말 타석에 섰다. 이때도 다른 생각이 먼저다. “사실 몰랐다. 그때는 그냥 생각 안 하고 있었다. 2499안타라는 것 자체를 까먹고 있었다. 살아 나간다는 생각만 했다. 1점만 내면 되는 상황이니까, 살아만 나가자 생각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KBO리그 역대 4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의미를 물었다. 그러자 “우선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홈에서 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됐다. 그 부분도 정말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 이름이 나왔다. “공교로운 부분이다. 나를 키워주신 분이 김경문 감독님이다. 김경문 감독님 앞에서 치게 됐다.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한 (나를 지도해주신) 모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2006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당시 사령탑이 김경문 감독이다. 타격 재능은 확실했다. 김경문 감독 지도로 활짝 꽃을 피웠다. KBO리그 대표 강타자가 됐고, 국가대표팀 터줏대감도 됐다. 2500안타 대기록의 시작점이 김경문 감독인 셈이다. 그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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