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세이브 멈춰! 아기곰에 닥친 시련…‘신인왕’ 김택연, 제구 기복을 잡아라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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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이소영 기자] ‘이럴 수가.’
승부의 세계에서 다 잡은 경기를 눈앞에서 놓치는 것만큼 아쉬운 일이 있을까. 두산 김택연(20)이 제구 난조로 무너졌다.
두산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전에서 2-3 역전패당하며 씁쓸함을 남겼다. 9회초까지 SSG를 상대로 단 한 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2점 차 리드를 지켰다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부딪혔다. 이날 김택연은 0.1이닝 2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 부른 ‘대참사’였다. 9회초 등판한 김택연은 대타로 나선 안상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다소 불안정하게 출발했다. 박성한 역시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정준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릴레이 안타를 맞으며 2점을 내줬다. 이후 박신지가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점수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선두 주자에게 볼넷을 준 점이 가장 뼈아팠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지난해 60경기에서 3승2패, 4홀드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이 오르긴 했지만, 올시즌 성적도 나쁘지 않다. 총 48경기, 2승3패18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을 마크 중이다.

사령탑 역시 김택연에 굳건한 믿음을 보냈다. 특히 전날 경기에서 9회초 최정과 승부에서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진 점을 높게 샀다. 정준재와 안상현을 나란히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택연은 최정과 끈질긴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조성환 감독 대행도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되는 공을 던져줬다”며 “두 번째 타구에서 본인의 공을 던지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연투가 문제였을까. 3일 경기에서는 제구가 흔들린 탓에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역전으로 이어졌다.

‘신인왕’ 앞에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하나 추가됐다. 3일 SSG전에서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 김택연은 LG 김진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다. 전날 역전패가 더 쓰라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 프로 2년 차다. 오늘의 ‘실패’를 발판 삼아 발전하면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관건은 ‘흔들리는 제구를 잡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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