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조카→선발 16연패’ 김윤하, ‘희망’ 있는 이유…‘볼넷’ 줄고, ‘속구 비율’ 높아졌다 [SS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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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박연준 기자] 선발 16연패다. 잘 던져도 타선이 도와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연패 탈출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한국 야구 레전드 박찬호(52)의 조카로도 잘 알려진 키움 김윤하(20)의 얘기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최근 들어 제구가 확실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김윤하는 지난 2일 롯데전에서 5이닝 2안타 4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경기 초반부터 빠른 승부를 걸었고,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하는 과감한 투구가 빛났다.
그러나 9회초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며 승리가 또다시 눈앞에서 멀어졌다. 지난달 27일 NC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6이닝 7실점이 기록됐지만, 그중 6점이 수비 실책에서 비롯됐다. 1자책에 불과한 경기였다. 운도 따르지 않았고, 팀 지원도 부족했다.

올시즌 김윤하는 16경기에서 승리 없이 1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록까지 합치면 선발 16연패다. 이는 KBO리그 역대 선발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 기록만 보면 절망적이지만, 최근 투구 내용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7월 이후 김윤하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했다. 7월과 8월을 통틀어 평균자책점이 1.64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7점대였던 평균자책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3월 평균자책점 7.36, 4월 5.56, 5월 7.32, 6월 5.50으로 부진했다. 7월부터 ‘반전’을 이룬 셈이다.
‘볼넷 감소’가 눈에 띈다. 6월까지 경기당 평균 볼넷 4개를 내줬다. 7월 이후에는 경기당 1개 수준으로 줄었다. 제구가 안정되자, 불필요한 위기를 만들지 않게 됐다. 투구 효율도 높아졌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허둥대던 모습 역시 사라졌다.

구종 선택에도 변화가 있다. 초반에는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구종을 고르게 던졌지만, 반대로 오히려 제구가 흔들리는 원인이 됐다.
최근에는 과감하게 속구 위주의 투구로 전환했다. 7월 이후 속구 구사율이 55%를 넘어섰고, 롯데전에서는 무려 68.1%에 달했다. 단순화된 투구 패턴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낸 셈이다.
설종진 감독대행도 김윤하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연패를 끊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최근 투구는 정말 좋았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 운영을 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패가 길어지면서 김윤하도 분명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과정을 통해 성숙해지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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