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준수한 투구’→‘승운’ 따라주지 않은 나균안…‘엄한’ 김태형 감독도 이례적으로 “미안해”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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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박연준 기자] 롯데 선발 나균안(27)이 3연속 경기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마침내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승운은 여전히 따르지 않았다. 훌륭한 공을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상황이 이어졌다. 엄하기로 유명한 김태형(58) 감독도 “미안하네”라는 이례적인(?) 발언을 할 정도였다.
나균안은 지난 2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5.2이닝 동안 5안타 7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리는 놓쳤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달 22일 키움전 5이닝 10삼진 3실점, 27일 KIA전 6이닝 6삼진 2실점에 이어 3연속 경기 호투했다.

투구 패턴 변화가 긍정적이다. 흔들렸던 시즌 초반에는 커터 비중이 높았다. 속구 다음으로 많이 던지는 구종이었다. 구사율이 20%를 넘겼다.
최근 3경기에서는 커터를 줄였다. 대신 속구 구사율을 높였다. 땅볼 유도와 안정감이 확실히 좋아졌다. 빠른 공 위주의 승부가 효과를 보자,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서브 구종’의 위력도 덩달아 살아났다. 김태형 감독이 “확실히 투구 패턴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승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호투를 펼쳐도 승리를 놓친다. 타선이 도와주지 못하기 때문. 나균안은 “팀 승리가 우선이지, 내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내가 던져서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마음이 무거웠다. 김 감독은 “나균안이 잘 던지고 있는데도 승리가 따라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승리까지 같이 가져가면 좋겠는데, 잘 안 풀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승리를 못 챙기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선수단을 대표해서 나균안에게 미안하다고 직접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선수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나균안의 투구 내용이 뛰어났음을 방증한다.

나균안을 향한 ‘신뢰’도 변화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는 “꾸준히 잘 던져주고 있다. 이렇게만 계속해주면 충분하다”고 기대했다.
롯데의 선발진이 점점 더 탄탄해지고 있다. ‘외국인 듀오’ 터커 데이비슨과 알렉 감보아가 준수한 공을 던진다. 박세웅도 부진을 털고 회복세다. 여기에 나균안까지 가세했다. 롯데 마운드가 점점 더 강해진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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