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속팀 대구 상대 풀타임에 득점까지…김천 김강산 “최선 다했는데 마음 무거워, ‘양가감정’이 들었다”[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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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박준범기자] 김천 상무 수비수 김강산(27)은 승리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김강산은 18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대구FC와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이 1-2로 뒤진 후반 8분에는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김천은 후반 추가시간 원기종의 역전골을 더해 3-2로 승리했다.
김강산의 원소속팀은 대구다. 김강산은 지난 2023시즌 대구로 이적했다. 2024년 4월 입대해 김천 소속으로 뛰고 있다.
팀은 승리했지만 김강산은 침착했다. 그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힘든 경기였는데 승리할 수 있어 다행이면서도 마음이 되게 무거운 것 같다. 최선을 다했다. ‘양가감정’이 드는 것 같다. 또 득점을 노리고 슛한 건 아닌데 득점까지 연결돼 얼떨떨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진짜 프로로써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막상 경기장에 오니 쉽지 않더라. (댁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것이지 않나. 게다가 팀이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감정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강산은 이날 대구의 핵심 세징야를 집중적으로 마크했다. 때로는 거칠게 수비했다. 그는 “(세징야와) 따로 나눈 대화는 없다. 세징야는 워낙 뛰어난 선수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 집중적으로 견제하지 않았나 싶다. 냉정하게 수비하려고 했는데 잘 된 것 같지는 않다”고 돌아봤다.

김강산은 오는 10월28일 제대한다. 대구로 복귀해야 한다. 그는 “군대에서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K리그1에서는 입지가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 상태로 입대했기에 군대에서의 시간이 나에게는 짧다.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강조했다.
김강산은 대구 경기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 그는 “대구 경기는 항상 본다. 김병수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휴가 나올 때마다 일정이 맞으면 경기장에서 보려고 한다. 또 대구가 어떤 축구를 하는지도 공부하고 있다. 합류해서 최대한 빨리 팀에 녹아들려고 한다. 대구 팬도 양가감정을 느낄 것 같은데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제대까지 3개월가량이 남았다. 김천에서 해야 할 일도 있다. 그는 “K리그1에서 입지가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싶고 팀으로는 감독께서 원하는 파이널A(6강)에 안착하고 싶다. 대구 외의 강등권에 있는 팀을 이겨 대구의 잔류를 도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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